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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킴 “마스크 썼는데 눈썹만 보고도 알아봐”

입력
2018.03.02 17:4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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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 대표팀 ‘인기 실감’

“목욕탕•지하철•SNS에서도…

쇼핑 좋아하는데 외출 못 해요

프로야구서 컬링 시구 고민 중”

#17일부터 세계선수권 출격

“도전자의 자세로 최선 다할 것”

여자컬링 대표팀이 2일 경북체육고등학교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컬링 대표팀이 2일 경북체육고등학교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이 폐막한 지 일주일 가까이 지났지만 여자 컬링 대표팀의 인기는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스킵 김은정(28), 리드 김영미(27), 세컨드 김선영(24), 서드 김경애(23), 후보 김초희(20)로 구성된 대표팀은 2일 경북 경산의 경북체육고등학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올림픽 이후 달라진 인기에 대한 소감과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팀 킴(Team Kim)’으로 불리며 아시아 최초로 은메달을 따낸 컬링 대표팀은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긴박한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영미~” 콜과 표정 변화가 없는 카리스마로 신드롬을 일으킨 김은정은 “쉬는 기간이면 친구들과 쇼핑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주변에서 ‘절대 안 된다’고 이야기 해 집에만 있었다”며 웃었다. ‘국민영미’로 등극한 김영미는 “감기 기운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했는데, 그래도 사람들이 알아봐 깜짝 놀랐다”며 “눈썹 모양만 보고도 알아보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경기 중 항상 안경을 착용하는 김선영 역시 “목욕탕에서 안경을 벗고 머리를 말리고 있는데도 주변에서 알아봤다”며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후보라 화면에 자주 등장하지 않은 김초희마저도 “후보라 못 알아 보실 줄 알았는데, 지하철에서도 사람들이 알아봐주시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도 많이 온다”고 말했다.

이들은 달라진 인기 덕분에 이른바 ‘성공한 덕후’가 되기도 했다. 평소 응원하던 프로야구삼성 라이온즈로부터 시구 제안을 받은 것. 김은정과 김영미는 자신의 SNS에 삼성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김영미는 “시구 제안을 받아 영광스럽다”며 “컬링처럼 해보면 어떨까 했는데 앞서 일본에서 컬링처럼 시구를 했는데 반응이 안 좋았다고 들었다”며 망설였다. 김은정은 “저희가 팀으로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각자 (야구) 포지션을 하나씩 잡아서 야구 경기를 하는 것처럼 모션을 취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북체육회 이종연 전문체육팀장은 “삼성 대구 홈 개막전에서 시구하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2일 오후 경북 경산시 신교동 경북체고 체육관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한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컬링팀의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선수들이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소감 등 다양한 질문에 답한 뒤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정 감독,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 뉴스1
2일 오후 경북 경산시 신교동 경북체고 체육관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한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컬링팀의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선수들이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소감 등 다양한 질문에 답한 뒤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정 감독,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 뉴스1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대표팀은 반짝 관심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한국 컬링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 든든한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민정 감독은 “월드컬링투어(WCT), 컬링챔피언십(CCT) 같은 국제대회를 국내에 만들면 한국 컬링 자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뒤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대표팀은 곧 다음 여정을 향해 출발한다. 대표팀은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캐나다 노스베이서 열리는 2018 세계여자컬링선수권 대회에 출전한다. 김민정 감독은 “올림픽 직후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크게 부담을 주기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현재 경기력을 조금 다듬어서 치러보자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서지 못했기 때문에 저희는 아직 도전자의 입장”이라며 “도전자의 자세로 어떤 대회든 최선을 다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산=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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