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병원 노영일 교수
오사카 식당서 발작환자 응급처치
대학병원 교수가 휴가 중 일본 공항에서 50대 응급환자를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일 조선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 노영일 교수는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지난달 11일 오후 6시30분쯤 오사카 간사이공항 근처 식당에서 갑자기 호흡곤란으로 발작 증상을 일으킨 한국인 50대 환자 김모씨를 목격했다.
과거 발작 증세를 일으킨 적이 없던 김씨의 가족들은 갑자기 일어난 일에 경황이 없었다. 다급한 상황을 본 노 교수는 환자에게 다가가 가족들을 안심시키고 차분히 응급처치를 했다. 김씨의 의식상태도 수시로 점검했다.
1시간 정도 지나자 김씨의 상태가 호전됐고 이후 일본 구급대가 도착했다. 노 교수와 환자, 환자 가족은 일본에서 치료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함께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기내에서도 노 교수는 김씨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폈다.
김씨는 노 교수의 간호로 무안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환자와 함께 출국 수속을 마친 노 교수는 김씨의 상태가 이상이 없음을 재차 확인한 뒤 환자 가족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연락처를 남기지 않은 채 헤어졌다.
김씨의 가족은 고향인 전주로 돌아간 뒤 조선대병원 측에 감사편지를 보냈다. 김씨 가족은 “천우신조로 노 교수님을 만나 동생을 살렸다”며 “위급한 상황에서 환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수님에게 감사한다”고 전했다.
노 교수는 “의사로서 응급환자를 보고 지나칠 수 없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며 “당황했을 가족들이 안심하는 것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고 앞으로도 의사로서 소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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