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추진하다 스페인 정부와 갈등을 빚어 해외 도피 중인 카를레스 전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지도자 복귀를 포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분리독립 추진 정파들도 새로운 차기 수반 후보를 추대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일간 엘나시오날은 1일(현지시간) 푸지데몬 전 수반이 새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입후보를 철회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지데몬은 분리독립 진영의 호르디 산체스를 차기 수반 후보에 지명키로 이미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체스는 카탈루냐 독립추진단체인 카탈란국민회의(ANC) 대표를 지낸 인물로, 스페인 중앙정부에 의해 4개월째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상태다. 분리독립 추진 정파는 현재 벨기에 브뤼셀에서 사실상 망명 상태에 있는 푸지데몬에게는 또 다른 상징적인 역할을 맡기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자치의회는 독립공화국을 선포했다가 스페인 중앙정부로부터 해산당했다. 기존 자치정부의 주요 각료들은 반역죄 등 혐의로 기소돼 상당수가 투옥됐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실시된 조기 선거에서 또 다시 분리독립 진영은 승리를 거뒀고, 중앙정부와의 싸움 또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이후 구성된 새 자치의회는 종전까지 분리독립 투쟁을 이끌던 푸지데몬 전 수반을 다시 차기 정부 수반 후보로 추대했다. 분리독립 진영은 푸지데몬을 수반에 앉힌 뒤 그에게 자치정부의 ‘원격통치’를 맡기고 분리독립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었으나 스페인 중앙정부는 이에 대해 ‘헌법 위반’이라면서 “푸지데몬이 다시 수반이 되면 카탈루냐의 자치권 박탈 조치를 또 취할 것”이라며 압박을 가했다. 스페인 헌법재판소도 이와 관련, 푸지데몬이 스페인으로 돌아와 카탈루냐 의회에 ‘물리적 참석’을 해야만 수반에 오를 수 있다고 판단하며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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