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산업 불황… 관광산업으로 ‘새로운 활로’ 개척
수년 전부터 관광 인프라 구축 나서 ‘결실’ 맺어
지심도 생태공원ㆍ최대 온실돔ㆍ섬&섬길 ‘눈길’
경남 거제시가 조선업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관광인프라 구축을 통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전력을 쏟고 있다.
40여년 간 이어온 ‘불황을 모르는 섬’에서 조선업 불황의 유탄을 맞은 거제시는 생소한 진통 속에 인고의 시간을 견디면서 관광산업으로 지역경제에 힘찬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금까지 다져온 초석 위에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수년간 노력의 결실이 하나 둘씩 윤곽을 드러내면서 명품 관광도시 건설의 꿈이 무르익어 가고 있는 것이다.
거제시는 동백꽃 군락지 지심도를 테마가 있는 생태관광명소로 조성하고, 대규모 리조트 유치사업인 거가대교 관광지 조성, 국내 최대 온실돔과 수변공원이 어우러진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 조성, 거제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면서 걸을 수 있는 ‘섬&섬길’ 등을 통해 관광산업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지심도 자연생태공원
지심도는 수령 100년 이상의 동백나무가 울창한 개발이 되지 않은 섬이다.
국내 최대의 동백꽃 군락지를 자랑하는 지심도는 국방부 소유의 섬이었다. 거제시는 국방부로부터 지심도를 돌려 받기 위해 2005년 지심도 이관 추진팀을 설치, 쉼 없이 소유권 이전을 추진해왔다. 국회청원과 범 시민 서명운동, 관계기관 상대 협의 등 행정력을 집중했지만 결국 2008년 성과 없이 이관사업이 종료되기에 이르렀다.
2011년 지심도 관리권 이관이 재추진 됐지만, 한 번 실패를 맞본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역대 국회의원, 시장의 단골 공약이 지심도 소유권 이전이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거제시는 국무총리실, 국방부 장관 등 관계기관을 줄기차게 방문해 이관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지심도 해상시험연구소 이전 장소를 찾기 위해 백방의 노력을 펼친 결과 2013년 6월 마침내 국방부ㆍ거제시ㆍ국방과학연구소 3자간에 ‘지심도 소유권 이전 합의각서’를 체결, 획기적인 지심도 반환의 발판을 마련했다. 2년 동안 50여 차례 협의가 빚어낸 빛난 결실이었다.
시는 지심도 내 군사시설인 해상시험소를 거제도 본섬으로 이전하는 공사와 지심도와 서이말기지의 교환이 토지가격 협상문제 등 어려움이 없지 않았지만, 마침내 국방부 관계자를 설득해 20억원 정도의 예산을 아끼면서 지심도 소유권을 이전을 성사시켰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어렵게 돌려받은 지심도를 수령 100년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동백꽃 군락지를 중심으로 자연과 생태, 역사와 스토리가 어우러진 명품 섬으로 재탄생시켜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이끌어 나갈 거제시의 보물로 가꿔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규모 리조트 유치, 거가대교 관광지 조성
거제시는 연간 70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지만 숙박시설이 부족해 ‘스치는 관광’에 머무르는 아쉬움이 있었다.
시는 이 때문에 체류형 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해 장목면 일대에 대규모 객실과 워터파크 시설을 갖춘 거가대교 관광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민간투자 유치를 위해 사업에 편입되는 토지를 시가 수년간에 걸쳐 미리 사들여 사업자 측의 투자를 이끌어 낸 사례다.
11만여㎡ 부지에 콘도미니엄, 워터파크 등의 시설이 들어서는 이 사업은 올해 중반쯤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권 시장은 “부산과 인접한 장목면 일대에 대규모 객실과 워터파크 시설을 갖춰 다양한 놀거리 제공과 숙박난을 해소해 스치는 관광에서 체재 패턴으로 관광산업의 구도가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 자연생태테마파크
거제시가 추진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돔형 온실과 수변공원이 어우러진 자연생태테마파크 조성사업은 또 다른 야심작이다.
돔형 온실에는 세계 희귀 난 등을 전시해 이색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260억원을 투입해 3만6,000㎡ 면적에 첨단돔형온실, 보조온실, 야외정원 조성사업을 올 연말 완공 목표로 추진 중이다.
세계 희귀 난과 중국 장자제(張家界)를 그대로 옮겨 놓은 ‘미니 장가계’ 등을 전시해 이국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고, 거제의 대표 축제인 거제섬꽃축제와 연계해 사계절 관광명소로 부상시킨다는 방침이다.
관광 지도를 바꾸는 대규모 숙박시설과 다양한 관광인프라 구축을 통해 테마가족형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지역경제 활성화와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휴양도시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권 시장은 “조선업 불황으로 거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조선업 경쟁력을 높이고 관광산업 육성을 통해 조선과 관광의 양쪽 날개로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섬&섬길’
최근 여가시간이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해 시는 2011년부터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고 역사ㆍ문화ㆍ생활자원을 연계한 차별화된 트레킹 코스를 선정,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거제 ‘섬&섬길’을 발굴해 왔다.
거제 ‘섬&섬길’은 북부ㆍ서부ㆍ중부ㆍ남부권 등 4개 권역에 종ㆍ횡단 코스를 포함한 총 16개 코스 164.9㎞의 구간 중 바람의 언덕길 등 12개 코스 135.2㎞가 완료됐고, 내년까지 거제역사문화탐방길 등 4개 코스를 완료할 계획이다.
시는 내년까지 16개 코스의 거제 ‘섬&섬길’이 모두 완성되면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아름다운 길이 탄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제학동케이블카
또 하나의 관광 명소가 될 거제 학동케이블카는 오는 6일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조성사업에 들어간다.
거제학동케이블카는 2015년 8월 말 기공식을 가졌으나 사업비 조달에 난항을 겪어 정상적인 추진이 어려웠지만, 새로운 사업자가 나타나면서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거제케이블카㈜는 600억원을 투자해 동부면 학동고개와 노자산 정상을 잇는 1.547㎞ 길이에 8인승 곤돌라 61대를 운행하고, 상ㆍ하부역사 등을 신설한다.
거제학동케이블카는 연간 100만명 이상 관광객을 유치할 목표로 2019년 하반기 완공해 2020년 상반기 중 운전에 들어갈 계획이다.
거제계룡산모노레일
시는 거제포로수용소유적공원과 계룡산 정상부근에 승강장을 만들고 왕복 3.54㎞에 이르는 레일을 깔았다.
관광 목적으로 설치한 모노레일로는 국내 최장으로 6인승 모노레일 차량 15대가 안전점검, 시운전을 거쳐 오는 3월 말부터 정식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계룡산 정상부근 해발 500m 지점에 있는 상부 승강장에서는 거제 시가지와 남해 바다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어 관광객을 끌어 모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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