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띄운 코리언 빅리거 3인방
온 국민이 평창동계올림픽의 열기에서 빠져 있는 사이 메이저리그는 벌써 시범경기에 돌입했다. 오승환(36ㆍ토론토)과 류현진(31ㆍLA 다저스), 추신수(36ㆍ텍사스)까지 ‘코리언 빅리거’ 3인방도 배수의 진을 치고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국내 복귀까지 고려했다가 극적으로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오승환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네딘에 차린 토론토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오승환은 MLB닷컴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팔꿈치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이곳에 도착하기 전 몇 차례 불펜피칭도 소화했다"며 "29일에 다시 불펜피칭을 할 계획이다. 피트 워커 투수 코치와 훈련하며 다음 훈련 계획을 짜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부진했다. 그러나 올해는 만회할 수 있다. 토론토와 계약을 빠르게 마무리해 동기부여도 됐다"며 "아직 캐나다에 가본 적이 없는데 토론토는 살기 좋은 도시이고, 한국인도 많다고 들었다. 토론토 구단과 팬, 새로운 동료를 만나 기쁘다"고 입단 소감도 전했다. 오승환은 애초 텍사스와 1+1년 최대 925만 달러에 입단 합의했다. 하지만 메디컬테스트에서 오른 팔꿈치에 염증을 발견한 텍사스가 수정안을 제시했고, 오승환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토론토가 1+1년 최대 750만 달러에 오승환을 영입했다. 오승환으로서는 건강한 모습을 확인하고, 메이저리그 현역 생활 연장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는 중요한 시즌이다.
‘새 신랑’ 류현진은 3월 1일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와의 시범경기에 첫 등판한다. 신혼여행을 마치고 1월 25일 미국으로 떠난 류현진은 2월 초부터 하프피칭에 돌입했고, 불펜피칭을 거쳐 24일 라이브 피칭까지 소화했다. 클레이튼 커쇼-알렉스 우드-마에다 겐타에 이어 등판하는 류현진은 1∼2이닝을 소화하며 몸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선발진이 넘쳐나는 팀 사정상 류현진은 이번 캠프에서도 4선발 또는 5선발 자리를 다퉈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왼쪽 어깨 수술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지난해 25경기에 등판해 5승9패1세이브, 방어율 3.77의 수준급 성적표를 받아 든 만큼 올해도 시범경기에서 특별한 이상만 없다면 선발진 합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류현진이 과거 명성을 되찾고 ‘잭팟’을 터뜨릴지 관심사다.
추신수는 시범경기 2경기에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 중이다. 추신수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큰 모험을 시도하고 있다. 앞다리를 높게 들어 투구에 타이밍을 맞추는 레그 킥으로 타격폼 변화를 꾀한 것. 체력 소모가 많아 보통 어린 선수들도 나이 들면 포기하는 폼인데 거꾸로 30대 중반의 추신수가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승부수다. 추신수 역시 몸값 대비 저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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