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등학생 20만 학급 투표로 선정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ㆍ패럴림픽 공식 마스코트가 일본 전국 초등학생의 투표 끝에 ‘초능력 영웅’ 캐릭터로 확정됐다.
일본 도쿄올림픽ㆍ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28일 도쿄에서 열린 마스코트 발표회에서 올림픽 마스코트는 격자무늬로 장식한 푸른색 캐릭터, 패럴림픽 마스코트는 벚꽃잎 모양으로 장식한 분홍색 캐릭터로 조합된 안이 최종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두 마스코트는 인간형에 일본식 실사 방송에 등장하는 영웅을 연상케 하는 복장을 하고 있으며 귀여운 느낌을 주는 큰 눈이 달려 있다.
올림픽 마스코트는 일본의 전통 격자 무늬라는 ‘이치마쓰(市松)’ 무늬에 현대적인 감각을 결합해 만들어졌다. 이치마쓰 무늬는 도쿄 올림픽 엠블럼에도 사용됐다. 조직위는 “전통을 존중하는 고풍스러운 면과 최첨단 정보에 정통한 날카로운 면을 겸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감이 강하고 운동 신경이 뛰어나며 순간 이동 초능력이 있다는 설정이 있다.
패럴림픽 마스코트는 일본의 상징인 벚꽃잎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올림픽 마스코트와 대조되게 “평소에는 조용한데 내면의 힘을 발휘하면 파워풀”하며, 돌이나 바람과 대화할 수 있고 보는 것만으로 물체를 움직이는 염동력이 있다는 설정이 붙었다. 조직위는 “(두 캐릭터는) 성격은 정반대이나 서로를 존중하는 단짝”이라며 “환대(お持て成しㆍ오모테나시)의 정신은 막상막하라 모두를 응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마스코트는 전국에서 2,042개 후보를 공모한 뒤 심사위원 17명이 3개 후보군을 추려 3개 안을 일본 내 초등학교 1만6,769개교 20만5,755학급이 투표해 최종 1개안을 선정하는 절차를 거쳤다. 투표 결과 ‘초능력 영웅’ 마스코트가 10만9,041표를 획득해 ‘마네키네코(행운을 비는 고양이 장식물)ㆍ신사 사자상’ 조합과 ‘여우ㆍ너구리 요괴’ 조합을 압도했다. 당선작을 제작한 후쿠오카현 거주 일러스트레이터 다니구치 료(43)씨는 “머리가 하얗게 돼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랑하는 부인에게 (당선 소식을) 전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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