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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의혹 오달수 “씻을 수 없는 상처드렸다” 결국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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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의혹 오달수 “씻을 수 없는 상처드렸다” 결국 사과

입력
2018.02.2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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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달수가 잇단 성추행 폭로에 결국 사과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배우 오달수가 잇단 성추행 폭로에 결국 사과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그저 그런 적이 결코 없다고 입장을 밝힌 점 어떤 비난이라도 감수하겠습니다. 잘못했습니다.”

28일 배우 오달수가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폭로가 잇따르자 결국 사과했다. 지난 26일 ‘성추행한 적 없다’고 성추행 의혹을 부인한 뒤 이틀 만의 입장 번복이다. 성추행 의혹 전면 부인 후 그에게서 성추행 혹은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잇따른 뒤 낸 사과문이라 일각에선 그의 뒤바뀐 행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오달수의 사과문은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오달수가 자신을 ‘미투(#MeTooㆍ나도 당했다)’의 가해자로 지목한 A씨에게 “상처를 안고 살아온 것에 안타깝고 죄스러운 마음 무겁다”면서도 “25년 전 잠시나마 연애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해 성추행의 무게를 덜려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15일 온라인에 댓글로 오달수의 성추행을 최초로 폭로한 인물이다. 오달수가 A씨가 제기한 의혹을 부인하자 A씨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달수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오달수는 두 번째 ‘미투’ 폭로자인 연극배우 엄지영에겐 “저로 인해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배우님이 용기 내어 TV에 나오게 한 것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죄했다. 엄지영도 한 방송에서 “2013년 한 오디션을 앞두고 오달수에 연기 조언을 구했다가 서울의 한 모텔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오달수가 잇단 성추문에 휘말리자 방송 및 영화계엔 비상이 걸렸다. 그가 출연해 올해 개봉을 준비 중인 영화가 ‘신과 함께-인과 연’ 등 네 편이나 되기 때문이다. 케이블채널 tvN은 오달수 관련 논란이 커지자 “오달수가 수목극 ‘나의 아저씨’에서 하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오달수 사과문 전문]

오달수입니다

최근 일어난 일련에 일들은 모두 저의 잘못입니다.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을 다해 사과 드립니다. 저로 인해 과거에도, 현재도 상처를 입은 분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씀 드립니다. 전부 제 탓이고 저의 책임입니다.

지난 며칠 동안 견뎌내기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 입장이 늦어진 것에 대하여 엄청난 비난과 질타에도 불구하고 깊고 쓰린 마음에 상처를 받으신 분들에 대한 기억이 솔직히 선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떻게 바로 모를 수 있냐는 질타가 무섭고 두려웠지만 솔직한 저의 상태였습니다. 이점 깊이 참회합니다.

댓글과 보도를 보고 다시 기억을 떠 올리고, 댓글을 읽어보고 주변에 그 시절 지인들에게도 물어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의 내용과 제 기억이 조금 다른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확인하고 싶었고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가슴이 터질 듯이 답답했습니다. 당시 이러한 심정을 올리지 못하고 그저 그런 적이 결코 없다고 입장을 밝힌 점 어떤 비난이라도 감수하겠습니다. 잘못했습니다.

A님에게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맞다면 그 사람은 굉장히 소심했고 자의식도 강했고 무척이나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글 쓰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아 희곡이나 소설을 써보라고 말해주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미 덫에 걸린 짐승처럼 팔도 잘렸고, 다리고 잘렸고, 정신도 많이 피폐해졌습니다.

감당하겠습니다.

행운과 명성은 한 순간에 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세상 이치는 알고 있습니다.

25년전 잠시나마 연애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시점이든 제가 상처를 드린 것을 진심으로 사과 드리겠습니다. 상처를 안고 살아온 것에 안타깝고 죄스러운 마음 무겁습니다. 금방은 힘들겠지만 그 상처 아물길 바랍니다. 그리고 A님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면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엄지영배우님께

저로 인해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배우님이 용기 내어 TV에 나오게 한 것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말하든 변명이 되고 아무도 안 믿어 주시겠지만 가슴이 아프고 답답합니다. 그러나 저에게 주는 준엄한 질책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부디 마음 풀어주시고 건강하십시오.

지금껏 살아온 제 삶을 더 깊이 돌아보겠습니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한 행동과 말에 대한 어떤 책임과 처벌도 피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제 행동으로 인해 2차 3차로 피해를 겪고, 겪게 될 모든 분들께 깊이 사죄 드립니다. 그 동안 제가 받기 과분할 정도로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께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습니다.

다시 한번 거듭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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