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택지지구 입주 시작되며
2년 전보다 차량통행량 2배 늘어
5㎞ 거리에도 30분 이상 소요
“시민 편의 위해 징수 불가피”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10년째 청과물상을 운영하는 이모(44)씨는 매일 아침 집을 나설 때마다 짜증이 치솟는다. 구리 인창동 집에서 5㎞거리의 직장까지 10분이면 오가던 출퇴근길이 지금은 30분이나 걸릴 정도로 정체가 극심해졌다. 그는 “이제는 낮 시간까지 정체가 이어져 청과물 배송에도 차질이 생긴다”며 “교통난 해소를 위한 지자체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소연했다.
경기 구리시가 이런 주민들의 민원이 쇄도하자 기초단체로는 이례적으로 혼잡통행료 징수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리가 수도권 동북부권의 교통 관문이다 보니 늘어나는 교통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매일 출퇴근 시간대 반복되는 교통정체를 해소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구리시가 혼잡통행료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출퇴근 시간대 구리지역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을 우회시키겠다는 의도다. 구리암사대교 진출입로 인근에 램프를 설치, 통행료를 징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28일 구리시에 따르면 갈매지구(9,900가구)를 비롯해 이웃한 남양주 다산신도시(3만2,000가구) 별내지구(2만5,000여가구)까지 입주가 시작됐거나 완료되면서 구리지역 차량통행이 대폭 증가했다.
2014년 서울 동부권과 경기동북부를 잇는 ‘구리암사대교’에 이어 지난해 6월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개통 이후 교통 혼잡은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인근 택지지구 주민들이 이 도로를 이용하기 위해 구리 시내로 대거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 때문에 구리암사대교 진출입 구간(국도 43호선)과 구리~포천고속도로 남구리IC와 이어진 강변북로(구리 5.0㎞) 등은 출퇴근시간 때 아예 주차장으로 변할 정도다. 기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구리ㆍ토평IC 주변 도로와 북부간선도로 진출입구간, 교문사거리 주변도 출퇴근 시간대에 상습 정체가 발생하고 있다.
시는 2년 전에 비해 출퇴근 시간대 차량통행량이 2배 이상 늘고 이 중 70%는 외부 차량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는 혼잡통행료 징수 방안의 실현 가능성을 따져 보기 위해 ‘도로건설 관리계획 연구용역’에 검토를 의뢰하고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국토교통부에 정식으로 건의한다는 입장이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구리시 등록 차량은 6만8,000여대인데, 하루 통행량은 몇 배에 달할 정도로 통행량이 많다”며 “시민의 교통편의를 위해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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