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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끝난 헤이 英 대사 “평창동계올림픽 보려 귀국 늦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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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끝난 헤이 英 대사 “평창동계올림픽 보려 귀국 늦췄어요”

입력
2018.02.28 15:03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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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단일팀 입장은 매우 특별

찰스 헤이 주한 영국 대사는 “한국에 부임한 뒤 첫 가족 여행지는 강릉이었다”면서 “올림픽을 참관하면서 그간 얼마나 발전했는지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고영권 기자 /2018-02-28(한국일보)
찰스 헤이 주한 영국 대사는 “한국에 부임한 뒤 첫 가족 여행지는 강릉이었다”면서 “올림픽을 참관하면서 그간 얼마나 발전했는지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고영권 기자 /2018-02-28(한국일보)

“평창동계올림픽을 참관하느라 귀국까지 미뤘습니다.”

3년 임기를 끝내고 3일 본국으로 돌아가는 찰스 헤이 주한영국대사는 지난 28일 서울 중구 정동 영국 대사관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평창동계올림픽을 꼽았다. 그는“런던올림픽도 시작 전 성공할지 실패할지 우려가 많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한 것처럼 평창동계올림픽도 성공을 거뒀다”면서 “한반도 깃발 아래 남북단일팀이 입장한 건 매우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화여대와 한국외국어대 통역대학원에서 2년간 영어ㆍ프랑스어 강사로 일했던 부인 파스칼 서덜랜드가 올림픽 기간 중에는 전문통역사로 활약하는 등 그 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에게 평창은 잊을 수 없는 올림픽이 된 셈이다. 영국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인원(59명)을 이번 평창에 파견하기도 했다.

헤이 대사는 식용견 농장에서 구출된 강아지를 새 가족으로 맞이한 얘기도 들려줬다. ‘캐스피언’이라고 이름 붙인 강아지는 지난해 3월 국제동물보호단체 HSI에 의해 경기 고양시 한 식용견 농장에서 구조됐다. 캐스피언이 외국으로 분양가기에는 너무 어려, HSI는 영국 대사관 직원들을 상대로 돌봐줄 사람을 수소문했는데 소식을 들은 그는 두 딸이 개를 키우고 싶다고 졸랐던 것이 생각나 자청해 캐스피언을 데려왔다. 그는 “외국에 나갈 만큼 자란 캐스피언은 현재 우리 가족보다 먼저 출국해 영국으로 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1993년 영국 외무부에 입부, 체코, 유럽연합(EU), 스페인 등에서 근무했던 전문외교관인 그에게 한국은 대사로서 첫 부임지다. 2015년 부임한 이래 촛불시위, 대통령 탄핵, 조기대선 등 한국현대사의 중요한 순간을 함께했던 그는 북핵 위기가 고조됐다가 급작스럽게 대화국면으로 바뀌는 한반도 정세의 큰 전환기에 한국을 떠나게 된다.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가능성과 관련, 그는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한 입장을 아직 내지 않아 한 쪽으로 결론을 내기엔 시기상조”라며 “(비핵화에 관해) 어떤 진전이 있기까지는 대화와 제재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전문외교관으로서 대화의 힘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후임 사이먼 스미스 주한영국대사 내정자는 6일 임기를 시작한다.

한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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