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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한 달 남은 휴전기간

입력
2018.02.28 13:3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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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이 폐막했고 폐막식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북한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논란을 뒤로하고 돌아갔다. 작년 11월에 개최된 제72차 UN총회는 평창올림픽을 전후해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휴전결의안을 채택했다. 그 기간은 올해 2월2일부터 패럴림픽 폐막 후 일주일인 3월 25일까지다. 즉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시간이 불과 25일밖에 안 남았고, 이 25일 동안 평화를 위한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한반도는 강력한 군사적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코피 작전’으로 통칭되던 핵시설에 대한 정밀타격작전을 부정하고 거의 전면전 또는 핵공격을 연상시키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평창올림픽 폐막식에도 참석했던 미국의 제임스 리시 상원의원은 2월 18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코피 전략은 없다”며 “대북 공격은 문명사상 최악의 재앙적 사건 중 하나가 될 것이지만 매우, 매우 짧게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2월 23일 북한에 대한 해상차단작전을 선언하면서 1단계라고 할 수 있는 이 차단작전으로 효과가 없을 경우에는 2단계로 넘어가는데 “2단계는 매우 거친 것이 될 수도 있고 전 세계에 매우 불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면전이나 핵전쟁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한 내용이다.

미군은 한반도를 관장하는 7함대에 평소 항공모함 1척과 강습상륙함 1척 등 2개의 항공모함급 전단을 배치해 놓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에 더해 칼빈슨 항모타격전단과 와스프 강습상륙전단을 추가 배치함으로써 4개의 항공모함급 전단을 배치했다. 괌에 각종 전략폭격기들을 가득 전개함은 물론 오키나와와 일본, 한국의 공군기지에 전투기들을 추가로 배치했다. 2003년 이라크전은 3개 사단 규모로 바그다드를 점령했었는데, 지금도 그와 유사한 형태와 규모의 지상군을 한반도 근처에 집결시켰다. 또 이라크전 직전에 미국이 했던 인권문제와 대량살상무기 문제 부각 등을 통한 명분 축적도 현재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의 일정에 탈북자를 동반하여 북한인권문제를 부각시켰다. 2월 27일 UN대북제재위원회는 보고서를 발간하여 북한이 시리아에 화학무기공장 건설지원 등을 통해 시리아 화학무기 살상행위에 북한이 관여되어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보면 미국의 의도는 명확하다. 북한이 비핵화 수순을 밟지 않으면 공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전과 다른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평창올림픽을 통한 휴전기간이다. 북한은 이 기회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 김여정 특사의 개막식 참석에 이어 김영철 통전부장의 폐막식 참석기간 등을 통해 한·미 정부와 여러 경로의 접촉과 협의를 했을 것이다. 북한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인 핵보유국 지위를 유지하면서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없애고 경제 제재도 해결하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올바른 조건 없이는 대화 없다”며 더 강하게 몰아붙이고 있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불가역적 비핵화이며 올바른 조건은 그런 비핵화의 조치를 시작하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 핵문제를 한국안보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안보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북한이 강력한 핵탄두를 완성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 완성 직전에 있으며, 그것을 가지고 미국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1994년과 달리 우리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적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강경한 입장을 확인하고 갔을 김영철의 보고에 김정은은 결심해야 한다.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그 핵을 폐기하는 결심만이 한반도 주변에 엄청나게 집결된 미군 전력을 통한 군사작전을 예방할 수 있다. 2003년 그 예방을 못했던 이라크 후세인 정권의 말로를 반추해서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 평창올림픽 휴전기간을 북한은 반드시 살려야 한다.

신인균 자주국방 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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