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최근까지 정신질환 치료
케이블TV 보다 모방 주장
범행시간 퇴마 장면 방송 없어
여섯 살 친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여성이 정신질환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정신이상으로 인한 범행에 무게를 두는 한편, 영화 속 퇴마 의식을 따라 하려 했다는 여성의 기존 진술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 19일 강서구 자택에서 딸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최모(39)씨가 범행 과정에서 모방했다는 영화 속 퇴마 의식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27일 밝혔다. 최씨는 그간 경찰에서 “케이블TV를 보다 영화에 나오는 퇴마 의식을 따라 하려다 손으로 딸 목을 졸랐다”고 진술해 왔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범행시각인 19일 오후 11시 전후로 TV에서 방송된 영화 중 퇴마 의식 장면이 나오는 영화는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케이블 채널 외에도 최씨가 영화를 볼 수 있는 경로를 다각도로 살펴봤지만 모방했을 것으로 보이는 영화는 찾을 수 없었다”며 “현재로서는 최씨 진술이 망상이거나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최씨는 경찰에 자신이 봤다는 영화 제목이나 내용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대신 정신이상 증세가 범행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최씨가 신경정신과에서 진료 받은 전력이 있다는 걸 파악했다”라며 “조사 과정에서도 묻는 말에 답하지 않고 엉뚱한 얘기를 하는 등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최씨 지인들 일부가 제기한 아동학대 의혹에 대해선 “확인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딸 부검에서 목 졸림 흔적 외엔 외상이 없었고 최씨 주변인 탐문 조사 과정에서도 학대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28일까지 최씨 조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넘길 계획이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