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르도 라틀리프(왼쪽)가 26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전에서 뉴질랜드를 상대로 몸싸움을 하고 있다./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대한민국”을 외치자 마법처럼 골이 터져 나왔다. 한국으로 귀화한 리카르도 라틀리프(29ㆍ서울 삼성)의 슛이 림으로 빨려 들어가며 골 가뭄을 해소했다.
한국 농구 대표팀이 ‘라건아 효과’를 확인했다. 귀화 절차를 마치고 한국 이름 라건아를 얻은 라틀리프는 지난 23일과 26일 첫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라틀리프는 이틀간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A조 최종 예선전을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홍콩, 뉴질랜드와 차례로 치렀다.
지난해 11월 치른 예선 1ㆍ2차전과 달라진 점은 라틀리프가 합류했다는 점이다. 라틀리프는 외국인이 아닌 한국 선수로, 국제 대회에서 체육관을 가득 메운 홈 관중의 열화와 같은 응원을 받았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중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경기 전 코트에서 준비운동을 하다가 유니폼을 갈아입기 위해 상의를 탈의하자 함성이 터져 나왔다. 경기 중에도 그가 공을 잡으면 축구 한일전을 관전하듯 열광했다.
허재 대표팀 감독은 높이와 골밑 득점력이 좋은 라틀리프를 전면에 내세웠다. 오세근(안양 KGC)과 두경민(원주 DB), 전준범(울산 현대모비스)과 함께 호흡을 맞춰 강호 뉴질랜드에 맞서 상대 골대를 공략했다.
라틀리프는 한국보다 세계랭킹이 낮은 홍콩을 상대로 13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국가대표 데뷔전이었지만 강호 뉴질랜드를 상대하기 위한 워밍업 차원에서 힘을 비축했다. 드디어 제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 뉴질랜드전에서 라틀리프는 34분37초를 뛰며 29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한국은 뉴질랜드에 84-93으로 패했지만 전반까지 48-49로 비등하게 맞섰다. 라틀리프의 분전이 가장 큰 힘이 됐다. 그는 1쿼터에만 양 팀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10점을 몰아넣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라틀리프가 합류한 대표팀은 득점력에서 강해졌다는 평을 받았다.
아쉬운 점은 라틀리프와 대표팀 국내 선수들의 호흡이다. 국내 프로농구리그(KBL)가 정규시즌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선수들은 지난 19일부터 대표팀 합숙훈련에 들어갔다. 23일 홍콩전까지 준비 기간이 짧았지만 호흡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2012년부터 KBL에서 뛰어 국내 선수로 봐도 될 만큼 완벽하게 적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 후 폴 헤나래 뉴질랜드 대표팀 감독은 예선 1차전에는 없었던 라틀리프와 대결한 소감으로 “라틀리프가 들어오면서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허재 감독은 “그건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라며 “다음 경기에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짚었다.
한국은 A조 4개 팀 가운데 전적 2승2패로 3위에 올랐다. 뉴질랜드는 3승1패로 조 1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6월 28일 중국과 예선 2라운드를 치른다.
김정희기자 chu4@sporbiz.co.kr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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