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해외법무팀 임원 재직
미국으로 ‘내주 출석’ 소환 통지서
검찰이 2015년 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한 가해자로 지목됐던 전직 검사에 대한 본격 조사에 돌입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최근 미국에 체류 중인 A 전 검사 거주지로 “다음 주중 동부지검 조사단 조사실로 출석하라”는 소환통지서를 보냈다.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A 전 검사는 해당 소환통지서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태근(52ㆍ사법연수원 20기) 전 검사장 성추행 의혹 폭로로 시작된 검찰 내 성추문 사건의 파문이 현직 김모(49ㆍ구속기소) 부장검사의 강제추행 사건에 이어 또 다른 전직 검사의 성추행 의혹 조사로 뻗어나가는 상황이다.
A 전 검사는 2015년 회식 뒤 노래방에서 같은 검찰청에 근무하던 후배 여검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검찰 안에서 성추행 의혹이 퍼지면서 A 전 검사는 사표를 제출하고 검찰을 떠났다. 피해 여검사 측이 당시 A 검사에 대한 감찰 또는 수사 과정에서 입게 될 신상 노출 등 2차 피해를 우려해 사건은 흐지부지 일단락됐다. 앞선 2013년 6월 친고죄 폐지로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수사해서 처벌할 수 있었지만 A 전 검사는 내부 징계도 받지 않아 논란도 일었다. A 전 검사는 현재 한 대기업 해외법무팀에 고위 임원(상무급)으로 재직 중이다.
조사단은 대검찰청 감찰본부 등으로부터 넘겨 받은 A 전 검사의 성 비위 관련 문서 등을 검토하며 조사준비를 마친 상태다. 조사단은 A 전 검사가 귀국하는 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문화예술계 등에서 잇따르는 ‘미투’(Me Tooㆍ나도 당했다) 확산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친고죄 조항이 삭제된 이후 사건은 피해자 고소가 없더라도 적극 수사해달라”고 지시한 점도 조사단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특정일 출석 약속 등에 관한 A 전 검사의 답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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