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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北美 양쪽 향해 “대화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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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北美 양쪽 향해 “대화 나서라”

입력
2018.02.27 01:4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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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대화 문턱 낮출 필요”

전날 김영철에 비핵화 촉구 이어

북미대화 적극 중재 의지 밝혀

中부총리 접견 “지속 협력” 부탁

“올림픽 후 대화 분위기 이어가야”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접견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접견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미국은 대화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고, 북한도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래서 미국과 북한이 빨리 마주 앉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하루 전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비공개 접견한 자리에서 비핵화 필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북미 양국의 대화 노력을 촉구한 것이다. 김 부위원장도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오찬을 하며 “미국과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재차 밝혀 북미대화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특별대표 자격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 차 방한한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북한이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향을 보이고 있고, 미국도 대화의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북미대화가 조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중국의 지속적인 협력을 부탁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폐회식 직전 평창 모처에서 김 부위원장을 접견한 자리에서는 북핵 해법 등 한반도 비핵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북미대화 등 로드맵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활동을 동결해 더 이상의 기술적 진전을 막고 그 이후 북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를 위한 협상을 벌인다는 2단계 북핵 해법을 제시해왔다. 북한이 핵ㆍ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대화에 나올 경우 한국 미국 등이 상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게 골자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 접견에선 (북핵 관련) 서로의 입장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진솔한 대화들이 오갔다”며 “북측은 비핵화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자신들이 취할 수 있는 조치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이야기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접견에서는 또 한미 연합군사훈련 문제 등 남북ㆍ북미관계 현안도 다룬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남측 체류 이틀째인 김 부위원장 측과 다각적인 남북 협의도 가졌다. 특히 정의용 실장이 이날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주재한 오찬에는 북핵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참석했다. 남북 간 협의에 외교부 인사, 특히 북핵 관련 한국 실무 책임자가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전날 대통령 접견에 이어 이날 2시간여 오찬 자리에서도 한반도 비핵화, 북미대화 재개 문제가 다뤄졌다. 김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여러 차례 밝혔다”며 북미대화 의사를 재확인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다만 대화의 전제조건은 언급이 없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문재인 정부의 대화 분위기 조성 노력을 정 실장이 설명하자 김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그런 노력을 평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주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미대화와 관련 “미국과 북한이 모두 대화를 원하지만 적절한 조건에서만 대화가 성사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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