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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시간 7시간 41분 불과…OECD 가운데 ‘꼴찌’

입력
2018.02.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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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17%는 주 3회 이상 불면의 밤

필요하면 2~3주 정도 적정용량 수면제 먹어야

3주 지나도 호전 안되면 다른 원인일 가능성

평생 3분의 1 정도는 잠으로 보낸다. 잠은 낮에 사용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피로를 회복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그래서 ‘잠이 보약’이다. 하지만 한국인은 잠이 부족하다. 잠자는 시간이 7시간41분밖에 되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다(2016년 기준). 한 조사에 따르면, 전 국민의 17% 정도가 주 3회 이상 불면 증상을 갖고 있으며, 나이 들수록 늘어났다.

이에 따라 불면증, 기면증(嗜眠症ㆍ과다수면증),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2012년 257만9,507명에서 2016년 291만8,976명으로 5년 새 13%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수면장애를 방치하면 삶의 질 저하는 물론 만성 두통, 심혈관 질환 위험 등이 늘어난다.

“수면질환, 치매ㆍ파킨슨병 원인될 수도”

불면증이 수면질환의 대명사다. 가장 흔하고 복합적이다. 잠들기 힘들거나, 자주 깨거나,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다. 불면증은 면역기능저하, 인지감퇴, 일상생활에 장애를 초래하며, 우울증 심혈관계질환 인지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코를 골며 자다가 몇 초에서 몇 분 동안 호흡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증도 있다. 이 역시 인지기능 저하와 심혈관계 질환 등 합병증을 일으킨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은 비만과 관계가 깊고, 졸음운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고령인구 증가로 뇌퇴행성 질환인 렘(REM)수면행동장애도 늘고 있다. 이 병은 잠자는 동안 싸우고 도망가는 악몽을 꾸면서 소리지르고, 팔다리를 움직이고, 벽을 치고, 침대에서 뛰어내리는 등 난폭한 행동을 한다. 상당수가 파킨슨병, 치매로 이어진다.

또한 잠들기 전에 다리 이상감각이나 통증이 생기는 하지불안증후군도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병이다. 낮 동안 졸리는 기면증(嗜眠症)도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한다.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수면센터(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거나 너무 자는 등 수면문제는 결국 심혈관계질환, 치매와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 우울증, 졸음운전의 원인이 되므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3주 정도 수면제 먹으면 대부분 호전”

수면장애 증가로 수면제로 쓰이는 항(抗)불안제(벤조다이아제핀)와 신경안정제(할시온), 수면유도제(졸피뎀) 복용도 늘고 있다. 비(非)벤조다이아제핀 수면유도제인 졸피뎀은 2013년 19개 품목 1억1,310만 정에서 2015년 1억2,025만 정으로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수면제 부작용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항불안제는 불안 조절뿐만 아니라 수면 유도, 근육 이완, 경기(驚起)ㆍ발작 예방 등 다양한 작용을 한다. 억지로 뇌파를 졸리게 해 기억력이 떨어지고, 잠을 깨도 머리가 띵하고 개운하지 않은 부작용이 있다. 같은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할시온(성분명 트리아졸람)도 불안, 짜증, 건망증, 공격적 성향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비벤조다이아제핀 수면유도제(졸피뎀)가 많이 쓰이고 있다.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약에서 수면 유도 기능만 작용하게 해 부작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의사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 수면유도제는 졸림을 부작용으로 동반하는 감기약 계열 약이다. 수면을 유도하는 멜로토닌을 보충하는 ‘서카딘(서방형 멜라토닌)’도 나왔다.

수면제 부작용으로 기억력 저하나 밤에 잠자다 돌아다니는 것과 같은 이상행동 등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수면제를 적정 용량으로 2~3주 정도 짧게 먹는 게 원칙이다. 취침ㆍ기상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면 효과도 떨어진다. 취침시간을 정해 잠들기 직전에 먹어야 한다. 수면제를 먹은 뒤 잠자다 돌아다니는 등 엉뚱한 행동이나 기억력이 떨어지면 즉시 약을 끊어야 한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불면증으로 불안하다면 수면제 복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수면제를 3주 정도 먹으면 증상이 대부분 좋아진다”고 했다. 한 원장은 “다만 수면제를 3주 이상 먹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무호흡증 등 다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공단도 부작용을 우려해 졸피뎀을 한 번에 28일 이상, 할시온은 21일 이상 처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낮 시간에 너무 졸리는 기면증은 뇌 시상하부에서 각성을 유지해주는 물질인 ‘히포크레틴’이 적게 나와 생긴다. 사회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졸린다면 수면다원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기면증 치료제로는 ‘프로비질(성분명 모다피닐)’이 유일하다.

잠자리에서는 잠만 자야

불면증을 극복하려면 잠자리에 오래 누워 있지 말고, 아침에 일정한 시간을 정해 일어나는 게 중요하다. 잠자리에서 잠자는 것이 외에 독서, TV 시청, 스마트폰 사용 등을 삼가야 한다. 체력 소모가 심한 운동도 자기 전에는 피하면 좋다. 카페인에 민감하다면 커피는 아침에만 마시고 술을 마시면 새벽에 일찍 깬다는 사실도 알고 있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우리 국민의 수면시간이 7시간 41분밖에 되지 않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할 정도로 잠이 부족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국민의 수면시간이 7시간 41분밖에 되지 않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할 정도로 잠이 부족하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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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건강 5계명]

1. 자기 30분 전에는 스마트폰을 멀리 한다.

2. 아침 기상 알람은 스마트폰 대신 자명종 시계를 이용한다.

3. 카페인 섭취를 줄인다.

4. 잠자리는 최대한 어둡게 한다.

5.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한다.

[수면무호흡증 개선법]

1. 혀가 중력을 받아 목젖 부위를 막는 것을 줄이기 위해 옆으로 잔다.

2. 누웠을 때 상체가 약 15도 정도 높아질 수 있게 잠자리를 만든다.

3. 머리가 파묻히는 너무 가볍거나 푹신한 베개는 기도를 좁히기 때문에 피한다.

4. 술과 담배는 목젖 주위 근육의 탄력을 떨어뜨려서 기도를 막기 때문에 끊는다.

5. 부득이 술을 마셔야 할 땐 잠들기 5시간 전에 멈춘다.

6. 비만이면 수면무호흡증 위험이 4배 이상 높기 때문에 정상 체중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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