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전락할라”... 13개 경기장 활용 ‘묘수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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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전락할라”... 13개 경기장 활용 ‘묘수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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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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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군 정선 알파인 경기장. 총 건설비 2,034억원이 들었지만 평창올림픽 사후 활용 방안을 아직 찾지 못해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선=연합뉴스

빙상경기장과 알파인스키 슬로프 등 평창동계올림픽의 인프라는 대회 조직위원회와 강원도가 전력을 쏟아 부은 야심작답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외신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올림픽이 끝난 지금부터는 최대 숙제로 남게 됐다. 경기장 등 대형 시설들이 대회가 끝난 뒤엔 관리비만 잡아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예를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목격해 왔던 터다.

평창도 진통이 예상된다. 올림픽플라자를 포함해 대회에 쓰인 경기장 등 13개 시설 중 7개는 신설하고 6개는 보완했다. 이 중 사후 활용 방안에 대해 뚜렷하게 결정된 것이 없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3곳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강릉 하키센터, 정선 알파인 경기장이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설립 당시 국가대표 훈련장 등 경기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운영비에 견줘 수익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릉 하키센터의 경우 아이스하키팀을 갖춘 대명이 관리하기로 2016년 협약까지 맺었다가 손을 놓으면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역시 구체적인 활용 방안도, 관리인도 정하지 못한 알파인 경기장은 2,034억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완공할 당시 절반 이상(56%)을 복원하라는 환경부의 조건부 승인을 얻어 공사가 진행됐다. 강원도는 정부 차원 관리를 위해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부와 국회 등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한스키협회는 1,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복원하는 것보다 만들어 놓은 시설을 사용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입장을 내 놓았다.

나머지 10곳도 관리 주체만 정해졌을 뿐 효율적인 관리ㆍ운영의 답을 찾기엔 갈 길이 멀다. 우선 3만5,000석의 관중석과 7층 규모의 본관동 건물로 이뤄진 올림픽스타디움은 유지관리가 어려워 관중석은 5,000석, 건물은 3층만 남기고 철거될 예정이다. 이후 올림픽 역사기념관 및 체육공원으로 바뀐다. 단 네 차례의 개ㆍ폐회식(리허설 포함)을 위해 건설비 635억원, 철거 비용까지 1,000억원에 이르는 비용이 공중 분해되는 셈이다.

썰매 경기를 치른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한국체육대가, 스키점프센터ㆍ크로스컨트리센터ㆍ바이애슬론센터는 강원도개발공사가 관리를 맡아 국내외 선수 훈련장으로 활용하기로 했지만 향후 관리ㆍ운영비가 만만치 않아 강원도ㆍ정부 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강원도에 따르면 이들 4곳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연간 58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릉 컬링센터와 아이스아레나는 강릉시가 다목적 생활 체육시설로, 관동 하키센터는 관동대가 스포츠 레저시설로 사용하기로 했지만 역시 활용도가 높을지는 의문이다. 민간 업체가 맡기로 한 용평 알파인 경기장과 보광 스노 경기장만 원래의 리조트 시설로 유지 운영된다.

그 동안 대규모 국제대회를 개최한 여러 국가의 자치단체는 대회 직후 경기장 사후관리로 인한 재정난에 시달렸다. 시설 사후활용 문제는 그만큼 관리 주체를 정하는 것부터 난항이다. 강원도는 애초 관리주체를 정하지 못한 3개 시설에 대해 정부가 맡아서 운영해야 한다고 떠넘기다가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자 일부 시설의 매각이나 해체 등의 계획을 수정, 유지하는 게 낫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경기장이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중요한 경로나 수단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가능하면 유지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스포츠 교류 확대와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공동개최 추진 등을 위해서는 시설을 유지할 필요가 높아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 지사는 "유지관리비 문제는 정부와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30년 만의 안방 올림픽을 치른 평창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모티프로 삼고 싶어한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조성된 올림픽공원 내 어느 한 곳도 철거하거나 재건축한 경기장은 없다. 스포츠센터 운영과 시설 대관, 주차, 임대, 편익시설 운영 등 다양한 수익사업을 통해 유지ㆍ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자체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올림픽 시설 사후 관리를 책임지는 한국체육산업개발의 오치정(58) 대표는 “동계올림픽 사후 시설은 지역적, 계절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욱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빙상장도 단순 빙상장으로만 쓰는 건 낭비다. 몇 가지가 가능한 실내 놀이시설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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