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원 평균 59세… 고령화
20대 대학생 300명 위촉
청소년 심리적 거리 좁혀
일본 경시청이 학교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비행 청소년들에게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대학생을 맺어주는 학습교실 활동을 올해 본격화하기로 했다. 현재 거리에서 청소년 지도 활동을 펼치는 ‘거리 지도원’ 인력이 고령화됨에 따라 소년ㆍ소녀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대학생층을 활용해 공부나 고민상담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적극 강화키로 한 것이다.
대표 사례는 도쿄도(東京都) 아다치(足立)구. 지난해 1월부터 경시청은 이 지역에서 별도의 공공시설을 마련,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인근 중학교 남학생들과 수학문제를 함께 푸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1대1 지도 방식이어서 모르는 문제를 마음껏 질문할 수 있고, 학업뿐만 아니라 친구관계나 학교생활 전반에 관해 대학생 형들로부터 솔직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흡연과 음주, 원조교제, 심야배회 등의 문제로 경시청이 관리하는 청소년은 연간 3만명에 이른다. 지금까지는 방범지도원이 경시청과 청소년의 가교 역할을 맡았지만, 이들의 고령화 때문에 대학생을 활용하는 쪽으로 바꿨다. 경시청이 위촉한 지도원의 평균 연령은 59세(지난해 4월 기준)로, 2000년대초에 비해 5살이나 높아졌다. 평균 40세 안팎의 연령 격차 때문에 의사소통이 쉽지 않고, 학습 지도도 여의치 않다. 이에 따라 경시청이 지난해부터 20대 초반 대학생을 방범지도원으로 집중 위촉하고 있다.
현재 1,000명이 넘는 지도원 가운데 대학생은 약 300명이다. 경시청 인턴십에 참여했다가 지도원의 존재를 알고 응모한 대학생들은 “문제를 안고도 도움을 청할 대상이 주변에 없는 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동기로 활동을 시작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시청은 젊은 세대끼리는 대화가 잘 풀려 마음을 열 가능성이 커지며, ‘이지메’(왕따) 문제 해결의 단초도 파악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대학생 지도원들은 실제로 공부를 어떻게 가르칠지 연구를 거듭한다. 니혼대학(日本大) 4학년인 아라이 유스케씨는 “학교와 가정생활에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아 그 부분은 건드리지 않고 우선 친해지려 노력하고 있다”고 닛케이신문에 설명했다. 취미나 스포츠를 화제로 조금씩 거리감을 좁히는데 정성을 쏟는 방식이다. 경시청 측은 학교를 벗어난 장소에서 대학생 지도원과 청소년들이 인간관계를 쌓으면 그만큼 소년범죄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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