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8개월 된 아기를 심하게 흔들다가 떨어뜨려 숨지게 한 아버지가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모(45)씨에게 징역 3년 6월에 아동학대 프로그램 120시간 이수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김씨는 2016년 9월 경기 용인시 한 아파트 주거지에서 동거녀와 사이에 낳은 8개월 된 아기가 잠들기 전 울고 보채자 짜증이 나 아기가 탄 유모차를 1분여 동안 20여회 앞으로 강하게 흔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30분 정도 잠들었다가 깨어나 우는 아기를 들어올려 자신의 머리 뒤로 넘겼다가 빠른 속도로 무릎까지 내리기를 반복하던 중 머리 뒤 쪽에서 떨어뜨렸다. 아이는 양쪽 망막 출혈 등 이상증세를 보이다가 19일 뒤 뇌 손상 등으로 숨을 거뒀다.
1심은 “김씨가 ‘비행기 놀이’를 한 것이지 학대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피해 아동을 김씨의 머리 뒤까지 들어올렸고, 단순히 아이의 겨드랑이만을 붙잡고 있어 떨어뜨릴 위험이 있는 매우 비상식적인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가 아기가 탄 유모차를 강하게 흔든 점은 의료진 소견대로 ‘흔들린 아이 증후군’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증후군은 유아를 심하게 흔들면 뇌나 망막 출혈 등의 특징이 있다. 다만, 재판부는 “아기를 위아래를 심하게 흔든 것만으로도 해당 증후군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만큼, 앞선 유모차를 흔든 행위와 이 증후군의 연관성 정도는 결론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2심은 1심 판단을 유지하되 “유모차를 뒤흔든 행위도 아기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다 분명히 밝혔다. 대법원은 이런 하급심 판단에는 문제가 없다고 인정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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