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눈에 비친 평창올림픽
실용적ㆍ신속한 절차 등에 호평
남북 공동입장 가장 인상 깊어
통역ㆍ교통 불편은 다소 아쉬움
“우연히 만난 지역민 차로 경기장까지 편안하게 갈 수 있었다. 친절이 감동이었다.”(캐나다인 더그 모리슨씨)
“안전 점검과 보안 절차가 간소했고, 무엇보다 실용적이었다.”(슬로바키아 스키선수 마테이 팔랏씨)
“(한반도기는) 스포츠가 정치와 이념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벨기인 브바 카프론씨)
25일 대단원 막을 내린 평창동계올림픽 내내 강원 평창, 진부, 강릉 일대는 세계 각국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쳐났다. 과연 이들은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낀 ‘평창’ ‘대한민국’ ‘올림픽’을 어떻게 기억할까, 본보와 코리아타임스 기자들이 대화 기간 틈틈이 경기장 인근을 찾아 이들을 만나봤다.
외국 관광객과 선수들은 일단 한국인 ‘친절’에 이구동성,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일본 도쿄에 거주 중인 캐나다인 웨인 맥스너(50)씨는 일요일 아침 공항으로 가야 했는데, 셔틀은 물론 마땅한 대중교통편을 찾을 수 없었다. 도로 한복판에서 무임승차를 시도할 수밖에 없던 맥스너씨는 “태워준 운전자는 영어를 한마디도 할 줄 모르는 남성이었다”며 “대가를 바라지 않는 친절에 감동받았다”고 했다.
깔끔한 운영, 신속한 보안 절차도 이들에겐 인상 깊었다. 이번까지 올림픽만 10차례 취재한 캐나다 CBC 촬영기사 키스 데이빗 웰런(55)씨는 “평창이 가장 질서정연했다. 특히 (브라질) 리우올림픽과 비교하면 경기장이 매우 깨끗했다”고 전했다.
‘위험한 분단국가라는 인식 역시 깨끗이 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한 라트비아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는 “담당 코치가 평소 겁이 많아 평창에 안 오려고 했는데, 막상 와서는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라며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 중 하나다”고 했다.
개막식에 선보인 남북 공동입장을 가장 인상적인 순간으로 기억하는 외국인도 많았다. 고려대 세종캠퍼스에 근무하는 독일인 교수 울프 메르텐스(42)씨는 “인류에게 다시 희망을 준 순간”이라고 말했다. 체코인 마이크 노워트니(45)씨 역시 “개막식 행사 중 가장 감동이었다”고 했다.
마스코트 ‘수호랑’ ‘반다비’는 외국인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평창 올림픽플라자를 지나는 사람들이 들고 있는 봉투엔 머그잔 티셔츠 장갑 모자 등 마스코트가 새겨진 상품이 가득했다. 특히 마스코트 인형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최고의 조카 선물'로 꼽혔다. 러시아에서 온 마리나(32)씨는 "나를 포함해 함께 온 친구 4명이 각각 인형을 5, 6개씩 샀다"고 했다.
통역, 교통 불편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폴란드 방송 TVP 올림픽취재팀 통역사 피오트르 로바췬스키(31)씨는 “올림픽 미디어촌에서 조금만 떨어지면 영어가 통하지 않았다. 한국어를 할 줄 모르는 외국인 기자가 그곳 은행이나 휴대폰 대리점에서 업무 처리를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지적했다. 서울에서 평창으로 가는 셔틀버스나 KTX 자리가 항상 만석이었던 데다, 경기장을 오가는 무료 셔틀을 이용한 일부 관광객이 미흡한 안내로 엉뚱한 행선지에 내리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핀란드인 파보 바살라(65)씨는 “아이스하키 경기장에 가려고 무료 셔틀을 탔는데 엉뚱한 주차장에 내렸고 다시 경기장까지 가는데 1시간이나 걸렸다”고 했다.
평창=곽연수 기자 yeons.kwak@ktimes.com 이서윤 기자 sylee@ktimes.com 정다민 기자 damin.jung@ktimes.com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