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소속의원 및 당원들이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일인 25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을 “육탄으로 저지하겠다”며 북한 대표단의 이동 경로인 통일대교 남단에서 전날(24일) 밤부터 16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노숙까지 해 가며 농성을 벌였습니다. 이날 오전 기자회견과 집회를 진행하던 김성태 원내대표는 “김영철을 끝까지 거부하고 그를 체포할 것이다”고 하며 더욱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규탄집회 도중에도 ‘방남 즉시사살’, ‘살인마’ 등의 원색적인 표현도 심심치 않게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대표단이 통일대교가 아닌 전진교를 이용해 이동하면서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고 이 소식을 들은 홍준표 대표는 “우리가 통일대교를 지킨 덕분에 북한 대표단이 개구멍으로 빠졌다. 머무는 기간 동안 절대 편하게 안 두겠다”는 조롱 섞인 발언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다행히, 통일대교 점거 소식을 사전에 파악한 정부측에서 우회로를 선택해 물리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전날 밤부터 통일대교를 지켰던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은 이 소식을 듣자 허탈해 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취재진도 강도 높은 한국당의 집회가 민망(?)해진 순간이었습니다.
전진교를 통해 방남한 북한 대표단은 숙소인 워커힐에 도착해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오후 2시 45분께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숙소를 나서 평창행 KTX에 올랐습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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