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메달을 따낸 ‘배추 보이’ 이상호(23)가 돈방석에 앉는다.
이상호는 24일 평창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전에서 스위스의 네빈 갈마리니에게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의 동계올림픽 설상 종목 첫 메달 주인공이 된 이상호는 명예와 함께 두둑한 보너스도 챙겼다.
롯데가 회장사인 대한스키협회(신동빈 회장)는 평창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에게 포상금을 내걸었다. 금메달 3억원, 은메달 2억원, 동메달 1억원이다. 은메달을 차지한 이상호는 2억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솔직 담백한 성격의 이상호는 대회 전 ‘포상금이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 “솔직히 최고”라고 답했다. 어떻게 포상금을 쓸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동차를 사고 싶었는데 대회에 출전하고, 훈련하느라 탈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을 것 같다”며 “건물주가 되는 인생 목표를 위해 아껴둘 생각”이라고 웃었다. 그는 또한 “선수로써 명예도 중요하지만 성적을 내면 그에 걸 맞는 대가와 관심을 받는 것도 맞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강원 정선군 사북읍 고랭지 배추밭에서 처음 보드를 타 ‘배추밭 꼬마’로 알려진 이상호는 결국 자신의 목표대로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었다. 아직 그의 나이는 젊다.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서 스키 선수로 전성기를 맞는 20대 중후반에 접어든다. 충분히 평창올림픽에 버금가는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진다. 이상호는 “2개 대회(올림픽)를 시차가 없는 아시아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진짜 운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평창=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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