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폭스바겐의 새로운 시대를 이끄는 쌍두마차 ‘아테온’과 ‘티구안’을 만나기 위해 독일을 다녀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 차량의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고, 또 독일의 거리나 풍경 등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편 폭스바겐 측은 독일을 찾은 사람들을 위해 폭스바겐의 다양한 공간과 브랜드의 매력 등을 알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던 중 드레스덴의 전기차 생산 공장에서 폭스바겐의 전기차 역사의 한 장면을 말랄 수 있었다.
전기차 생산의 거점, 드레스덴 공장
2017년을 기준으로 드레스덴 공장은 폭스바겐 그룹의 전기차 생사의 거점이다. 실제 공장의 입구에도 ‘센터 오브 퓨처 모빌리티’라는 글귀를 써 드레스덴 공장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 드레스덴 공장은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모델이자 벤틀리의 기반이 된 페이튼의 생산을 담당했던 곳이다. 즉, 페이튼의 단종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위해 전치가 생산 시설로 탈바꿈하게 도니 것이다.
초대 골프에서 구현된 전기자동차, 골프 E
드레스덴 공장 내에 전시 공간에서 만난 녹색의 초대 골프는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 컴팩트 해치백이었다. 클래식하지만 깔끔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차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했다. 참고로 이 초대 골프가 바로 폭스바겐 골프 역사의 첫 전기차인 골프 E다.
골프 E는 초대 골프의 감성을 그대로 유지한 차량으로 클래식한 감성이 느껴지는 헤드라이트와 네모 반듯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등을 적용하고 있었다. 반대로 최근의 전기차들은 전기차의 감성을 강조하는 모습인데 골프 E는 육안으로는 전혀 전기차의 존재를 느낄 수 없는 것이 특징이었다.
골프 E는 총 20대가 생산된 차량이다. 결국은 일반 판매라기 보다는 연구 및 개발에 목적이 큰 차량이라 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 구성은 최고 출력 20마력을 내는 전기모터가 탑재됐는데 전기모터의 무게만 해도 80kg에 이른다.
전기차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아 있다면 역시 주행 거리와 전기차로서 구현할 수 있는 주행 성능에 대한 의문이었다. 20마력의 모터와 13.4kWh 크기의 플랫 튜블러 배터리를 조합하여 최고 속도는 100km/h에 이르며 주행거리는 50km 남짓으로 다소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한편 배터리는 트렁크 공간에 적용되었는데 덕분에 트렁크 공간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골프 E의 실내 공간은 무척 인상적이다. 초대 골프의 디자인 요소를 유지하고 있어 얼핏 보면 ‘평범한 골프’로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 실내 공간을 조금만 더 살펴보면 전기차 고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았다. 실제로 대시보드에는 마치 전기 회로 등을 실험하는 기구들을 보는 것 같은 다양한 게이지 등이 적용되었다.
새련된 디자인과 향상된 성능을 가진 골프 3 시티스토머
초대 골프 전기차라 할 수 있는 골프 E에 뒤를 이어 만날 수 있던 차량은 바로 3세대 골프를 기반으로 개발된 골프 3 시티스토머였다. 세련되고 깔끔한 스타일을 가진 3도어 해치백을 기반으로 개발된 이 차량은 지멘스와 함께 개발된 전기차다.
1993년부터 1996년까지 총 120대가 생산된 이 차량은 300kg의 무게를 가진 거대한 배터리 팩을 트렁크 공간에 배치했다. 이를 통해 50km/h의 정속 주행 시 최대 90km까지 달릴 수 있어 더욱 우수한 완성도, 발전하는 폭스바겐의 전기차를 확인할 수 있는 모델이다. 참고로 배터리 용량과 소폭 올랐고, 출력도 24마력 수준으로 개선되었다.
골프 3 시티 스토머는 골프 E와 마찬가지로 골프 3세대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또한 시티 스토머라는 전기차를 위한 브랜드를 새롭게 제시하며 현재의 전기차로 이어오는 중간 과정의 기반을 보다 확실히 다지는 차량으로 기억된다.
한편 골프 3 시티스토머의 실내 공간은 초대 골프 E와 많이 다른, 보다 세련된 감성을 드러냈다. 배터리의 크기와 무게로 인해 트렁크 공간이 사라졌지만 깔끔하게 구성된 실내 공간은 일반적인 골프와 비교했을 때에도 큰 차이가 없는 모습으로 대중들이 더욱 쉽게 느낄 수 있는, 즐길 수 있는 차량으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폭스바겐 전기차의 현재와 미래, e-골프
오랜 역사 끝에 탄생한 폭스바겐의 전기차는 현재 ‘2세대’을 맞이한 e-골프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의 e-골프는 신형 골프라 할 수 있는 7세대의 후기형(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된 모델로서 친환경 에너지를 드러내는 컬러 파츠가 차체 곳곳에 적용되어 시각적인 매력을 드러낸다.
여기에 기존 e-골프 대비 출력을 끌어 올린 134마력을 내는 우수한 전기 모터와 1회 충전 시 3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도록 35.8kWh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참고로 배터리는 삼성 SDI에서 공급하여 다시 한 번 한국 제품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존재가 되었다.
한편 폭스바겐은 e-골프를 시작으로 오는 2025년까지 총 30종의 순수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인데 앞으로 이들이 보여줄 전기차를 기대해본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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