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식 정치공세… 자가당착”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을 두고 공세를 펴는 자유한국당 등 야권을 향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로남불식 정치공세”라며 반격했다. 다만 천안함 유족들의 반발 등 여론 악화 가능성을 살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민주당은 23일 한국당의 공세를 “자가당착의 결정판”이라며 일제히 성토에 나섰다. 특히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10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군사회담에 김 부위원장이 북측 수석대표로 참여했을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이 “대화조차 하지 않으면 갈등의 골은 계속해서 깊어질 수밖에 없다”며 환영 논평까지 내놓고 선 이제 와서는 입장이 180도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먼저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마디로 지금 한국당이 김영철을 트집 잡는 행태는 올림픽 훼방세력에 다름이 아닐 것”이라며 “안보무능세력이자, 평화무능세력에 불과한 한국당이 자기나라 잔치에 재를 뿌리는 행동은 즉각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자신들이 높게 평가했던 김영철과, 지금 거품 물고 막는 김영철이 어떤 차이가 있나”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국방부가 이미 2010년 천안함 폭침 합동조사를 통해 “김영철(당시 정찰총국장) 연루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 안 된다”고 공식 발표한 만큼 야당의 공세가 낡은 색깔론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김 부위원장이 공식적으로는 천암함 폭침 배후가 아니라 하더라도 국민정서에 거슬리는 부분이 없지 않다는 데는 동의한다. 특히 천안함 희생자 유족들이 김 부위원장의 방남에 거부감을 갖는 상황에 대한 당내 우려가 상당하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유족들이 상처받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냐”며 “당 차원에서 세심하게 신경을 쓸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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