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복음주의 대부로 21일(현지시간) 별세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유해가 워싱턴 미국 국회의사당에 안치돼 조문을 받게 된다.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은 22일 “그레이엄 목사의 유해가 2월 28일부터 3월 1일까지 이틀간 의사당 원형 홀에 자리해 미국인들의 조문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사당 유해 안치는 통상 미국 대통령과 군인, 의회 의원 등이 사망했을 때 ‘국가장’ 행사의 일부로 진행되며, 정치인이나 군인 가운데서도 대통령 혹은 전직 대통령이 아닌 인물이 의사당 조문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정치와 무관한 시민의 유해가 의사당 조문을 받는 것은 역사상 4명째다. 앞서 의사당 조문을 받은 사인(私人)으로는 1998년 의사당 총기난사 사건 때 사망한 의사당 경찰 제이컵 체스트넛과 존 깁슨, 2005년 사망한 흑인 미국인 인권운동가 로자 파크스가 있다.
정치인 가운데 가장 최근에 의사당 조문을 받은 인물은 2012년 임기 중 사망한 대니얼 이노우에 상원의원으로 그는 아시아계 최초의 미국 상원의원이다. 전직 대통령 가운데는 2007년 제럴드 포드가 마지막으로 의사당 조문을 받았다.
미 의회는 의회 차원의 별도 추모행사도 준비 중이다. 라이언 의장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공동 명의로 유족인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그레이엄에게 발송한 서신에서 “귀하의 승인으로 그레이엄 목사가 안식에 들기 전에 모든 미국인이 그에게 조의를 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레이엄 목사의 유해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있는 빌리 그레이엄 도서관에 안치돼 있다가 28일 국회로 옮겨진 후, 3월 2일에는 다시 샬럿에 돌아가 장례식을 치르게 된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