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평창동계올림픽의 피날레를 장식하기 위해 22일(현지시간) 방한 길에 올랐다. 개회식 참석을 통해 올림픽 초반 관심이 집중됐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본의 아니게 비교되는 데다 김 부부장에게 여론 주목도에서 밀렸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행보도 만회해야 하는 쉽잖은 상황이다. 미국 언론은 올림픽의 시작과 끝에 각각 등장한 '북한의 이방카'와 '진짜 이방카' 중에서 누가 스포트라이트의 승자가 될지에 관심을 보였다.
앞서 외국 언론들은 김 부부장에 대해 "외교 댄스 분야의 금메달 후보"(CNN방송) 등으로 촌평하며 '미소공세'에 나선 김 부부장이 북측 인사들을 외면하고 대북 강경 행보로 일관했던 펜스 부통령을 관심도나 외교 면에서 앞섰다고 보도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가족관계 등을 고려할 때 두 사람의 비교구도는 명백히 형성된 상태"라며 이방카가 김여정에게 집중됐던 언론 보도를 능가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이그재미너도 "이방카의 평창 방문은 한국 언론들이 '북한의 이방카'로 집중적으로 보도했던, 북한 독재자의 여동생 김여정이 엄청난 지면을 장식한 지 얼마 안 돼 이뤄지는 것"이라고 주목했다.
그러나 이방카 고문 측은 이런 보도에 대해 극도로 경계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이방카 고문 측이 독재자의 여동생과 미국 대통령의 딸 간에 어떠한 평행구도가 그려지는 데 대해서도 손사래를 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라고 NYT는 전했다. 외교가의 한 소식통도 "이방카 고문 측은 어떤 식으로도 김여정과 비교 대상이 되거나 연결지어 부각되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방카 고문의 '올림픽 외교'는 펜스 부통령과도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NYT는 "방한 기간 펜스 부통령의 성적표가 저조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김여정처럼 한국인의 심금을 울리지 못했던 펜스 부통령과의 비교에서 이방카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이방카 고문은 대북 강경 메시지 발신에 집중하며 탈북자 면담 등 주요 일정들을 비공개로 소화했던 펜스 부통령과 달리 개방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간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과 달리 정치적 부분은 덜어내고 순수하게 올림픽 자체에 집중한다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분수령을 맞고 있는 북미 관계가 맞물리면서 그의 '올림픽 외교'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정치적 함의가 더해진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리인'으로서 전할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북측 인사와 접촉이 없을 것이라는 백악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폐막식 조우' 가능성 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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