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 하면 교체설이 흘러나왔던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다음 달 백악관을 떠나 군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CNN이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맥매스터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북 폭격론을 주장해온 강경파 인사다.
CNN은 미 국방부가 현역 3성 장군(육군 중장)인 그를 4성 장군으로 진급시킨 뒤 적절한 보직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군 내부에선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보좌관을 하면서 사실상 정치 영역에 발을 담근 만큼 조기 전역시켜야 한다고 반발하는 기류도 있다고 관계자들은 이 방송에 전했다.
맥매스터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긴장 관계가 오래 지속돼 왔다는 게 백악관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소식통은 “두 사람은 아슬아슬한 관계였다”고 했다. 지난해 가을 백악관 내부에선 맥 매스터를 교체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자리를 너무 자주 교체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중단됐다.
두 사람의 갈등은 정책 노선과 스타일 차이라고 WP는 분석했다. 고립주의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맥매스터는 시리아 사태에서 군사 개입을 주장하는 개입주의 성향을 고수해 마찰을 빚어왔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맥 매스터의 보고 스타일 등에 대해서 “거들먹거리다”며 맘에 들어 하지 않았다고 한다.
두 사람의 갈등이 표면화된 것은 러시아 스캔들 때문이었다. 최근 로버트 뮬러 특검이 러시아 인사들과 기관을 기소한 발표를 두고 맥매스터는 “러시아의 지난 대선 개입 증거는 논란의 여지가 없어졌다”며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를 적극 옹호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맥 매스터 장군은 선거 결과가 러시아인들에 의해 영향 받거나 바뀌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을 잊었다”고 공개 면박을 주면서 관계가 틀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맥매스터 장군을 신임한다”고 교체설을 일축했다. 맥매스터 보좌관도 지난달 백악관을 떠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 “매일 이 일을 하는 게 엄청난 영광”이라며 “대통령과 미국을 위한 봉사를 최대한 오래, 열심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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