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지원 가능성 높아져
대주주 책임ㆍ고통분담 등 제시
앵글 사장, 기재부 1차관 등 만나
“3대 원칙 합리적” 긍정적인 답변
산은도 본사의 물량확대 협력 등
구체적 자금지원 전제 조건 요구
‘군산공장 폐쇄결정 번복’ 질문엔
김동연 “특별 조치 검토” 대답만
청년일자리 위한 추경 편성 시사
정부가 제너럴모터스(GM) 본사에 ‘대주주로서의 책임 있는 역할’과 ‘한국GM을 살리기 위해 지속 가능한 경영정상화 계획 수립’을 요구했다.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배리 앵글 GM 사장은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고위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GM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22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이) 앵글 사장을 만나 관계부처 장관들이 모여 합의한 정부의 3대 원칙을 전달했다”며 “3대 원칙은 ▦회사 정상화를 위한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주주ㆍ채권자ㆍ노동조합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고통분담 ▦당장의 어려움을 넘기는 응급 처치가 아닌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 등이다”고 말했다.
앵글 사장은 이날 오전 고 차관을 비공개로 만나고, 오후에는 이인호 산업부 차관과 회동해한국 정부의 입장을 들었다. 기재부에 따르면 고 차관이 GM 본사에 요구한 3대 원칙에 대해 앵글 사장은 “합리적이다(reasonable)”며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또 최대한 빨리 실사를 받아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도 동의했다.
한국GM의 대주주로 실제 실사에 참여하게 될 산업은행은 앵글 사장에게 정부의 3대 원칙보다 좀 더 구체적인 자금지원 전제 조건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산은의 요구는 ▦흑자 전환을 위한 경영개선 대책 및 장기발전계획 수립ㆍ제출 ▦손실 분석 등 재무실적 공개 ▦차입금 금리 인하와 본사 관리 비용 분담금 면제 등 8가지다. 앵글 사장은 산은 요구에도 전반적으로 수긍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팀을 이룬 정부ㆍ산은이 GM과 협상을 통해 ▦구조조정 원칙 ▦조속한 실사 실시 ▦자금지원 전제 조건 등 3대 쟁점과 관련해 접점을 찾으면서 한국GM 사태는 GM의 추가투자와 양보를 전제로 한 정부의 신규 지원 수순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정부 일각에선 산은이 이 같은 요구조건을 전제로 한국GM에 대한 신규 투자(28억 달러)에는 참여하되, 본사 차입금의 출자전환(27억 달러)에는 참여하지 않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다.
다만 정부는 산은의 실사와 GM 본사의 구체적인 사태 해결 노력을 보고 나서 지원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확고히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날 “한국GM 경영상태에 대해 우리가 명백히 알기 어렵기 때문에 지원을 할 지 말 지는 실사 결과를 보고 판단을 하는 것이 논리적”이라며 “다만 통상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실사를 빨리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또 “군산은 이미 현대조선소 폐쇄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어려움이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정부 대책 수립시 좀 더 우선적이고 특별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부총리는 이날 청년고용대책에 필요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시사했다. 그는 “곧 발표된 일자리 대책에 추경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필요하다면 배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정부회계연도가 시작된 지 2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부총리가 추경 편성을 시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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