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이 종반에 접어든 가운데 경찰과 소방당국의 철통 같은 안전 대책이 호평을 받고 있다. 반면 개막 이전부터 불거진 자원봉사자 홀대는 폐막을 앞둔 시점까지도 나아지지 않는 등 경기 외적 부분에 대한 평가가 엇걸렸다.
22일 평창조직위와 강원도에 따르면 이번 대회 숨은 조력자는 경찰과 소방대원이다. 경찰은 이달 1일부터 연인원 25만9,000여명을 강릉과 평창, 정선 올림픽 경기장과 선수촌, 미디어촌에 배치해 치안유지와 대테러 활동을 벌이고 있다. 360여명으로 이뤄진 안전검측반은 13개 경기장에서 관중 입장 1시간 전과 경기 후 금속탐지기와 탐지견을 동원해 정밀점검을 진행한다. 경찰은 또 올림픽 개최지 내 상가와 유흥업소 밀집지역의 112순찰을 강화해 경기장 밖 치안에도 신경을 썼다.
그 결과 올림픽 개막 이후 지금까지 테러는 물론 단 한 건의 외국인 대상 범죄가 발생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개최지 내 강도, 살인 범죄도 전무했다. 지난 17일에는 국제경찰협력센터(IPCC) 소속 한국과 캐나다 경찰관이 강릉하키센터에서 음식물이 걸려 호흡곤란으로 사경을 헤매던 아이의 목숨을 구해 ‘찰떡 궁합’을 과시하기도 했다. 미국 USA투데이 등 해외 언론도 “이번 대회가 놀랍도록 안전하다”며 경찰의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원경환 강원경찰청장은 “남은 올림픽 기간과 패럴림픽에서도 선수와 관중이 편안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임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소방당국도 선수와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119대원과 화재 진압대를 경기장 마다 전진 배치해 24시간 골든타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또 하나의 숨은 조력자인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대우는 낙제점이란 지적이다. 대회 초반 평창조직위가 노로바이러스 의심증상을 보인 자원봉사자를 방치하는가 하면 방한 용품과 간식 등을 제때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여전하다.
급기야 21일 평창조직위 소속 자원봉사자 3명이 강릉 씨마크호텔 내 강원미디어센터(GMC)를 찾아와 근무환경 개선을 호소했다. 이들은 “텐트 안 난로에 기름이 없어 추위에 떨고 간식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평창조직위에 수 차례 처우개선을 요구했으나 나아질 기미가 없자 최문순 강원지사에게 푸대접을 하소연한 것이다. 강원도가 이날 부랴부랴 자체 예산으로 우수자원봉사자 20명에게 250만원 상당의 크루즈 여행권을 선물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으나 이미 많은 봉사자들이 상처를 받은 뒤였다.
강릉=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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