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어획량이 3년 만에 다시 증가하는 와중에도, 유독 오징어 생산량은 30% 가까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과거 서해에 꽃게를 잡으러 왔던 중국 어선들이 이제는 동해에서 오징어를 남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통계청이 낸 ‘2017년 어업생산동향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어선ㆍ어가들이 연근해ㆍ내수면ㆍ원양 등에서 잡은 총 어업생산량은 374만톤으로 2016년(326만9,000톤)보다 14.5% 증가했다.
눈에 띈 부분은 일반해면어업(연ㆍ근해어업) 생산량이 2014년 이후 3년 만에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일반해면어업을 통한 어획량 92만7,000톤으로 2016년(90만8,000톤)보다 2.1% 늘었다. 2012년 109만톤이던 일반어업생산량은 이상기온 및 중국 어선의 남획 등의 이유로 2013년 104만톤, 2014년과 2015년 각각 105만톤, 2016년 90만톤 수준으로 계속 감소해 왔다. 지난해 어획량이 반등한 것은 수온 상승에 따라 난류성 어종인 멸치 갈치 삼치의 생산량이 늘고, 금어기 정책에 따라 주꾸미 등의 자원량과 어획량이 동시에 회복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종별 증감을 보면 살오징어(국내 연안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오징어종) 생산량이 2016년 12만7,000톤에서 지난해 8만7,000톤으로 28.5% 급감했다. 이 같은 오징어 어획량은 1990년(7만4,000톤) 이후 27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통계청은 “살오징어의 경우 중국 어선의 조업에 따라 국내 어선의 조업 활동이 축소돼 어획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어선들은 동해까지 진출해 오징어를 대거 남획하고 있으며, 상당수 중국 어선들은 북한에서 조업권을 사들인 다음 한국 쪽으로 오징어가 남하하는 길목을 막고 조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징어가 ‘금징어’가 되면서, 이날 기준 물오징어(중품)의 평균 소매가격은 마리당 4,360원으로 평년(2,896원)보다 50.6% 높게 형성돼 있다. 다만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에 따라 중국 어선들이 더 이상 북한에서 조업권을 살 수 없게 돼 앞으로 오징어 어획량은 다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