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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여인 테르모르스, 여자선수 최초 한 대회 2개 종목 메달 진기록

입력
2018.02.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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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요린 테르모르스(왼쪽)가 2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극적인 동메달을 확인한 뒤 기뻐하고 있다. 강릉=AP연합뉴스.

‘철의 여인’ 요린 테르모르스(29ㆍ네덜란드)가 동계올림픽 한 대회에서 서로 다른 종목의 메달을 동시에 획득한 최초의 여자 선수가 됐다.

테르모르스는 지난 2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 네덜란드 대표팀으로 출전, 이번 대회 2번째 메달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네덜란드는 결승 진출에 실패해 파이널B(5~8위 결정전)에서 1위를 하는데 그쳤지만, 결승에 나선 4팀 중 중국과 캐나다가 동시에 실격되면서 행운의 동메달을 얻게 됐다. 테르모르스는 앞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 고다이라 나오(일본)를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 과거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노르딕 복합에서 동시에 메달을 딴 남자 선수들이 있긴 했지만 여자 선수 중엔 테르모르스가 처음이다.

이번 동메달은 특히 평창올림픽을 끝으로 ‘쇼트트랙 은퇴’를 선언한 터여서 더욱 값지다. 테르모르스는 쇼트트랙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쇼트트랙에서 나의 첫 번째 올림픽 메달”이라며 “너무나 놀랍다”는 말을 반복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원래 쇼트트랙 선수였던 테르모르스는 훈련을 위해 연습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1,500m와 팀추월에서 우승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정작 주 종목인 쇼트트랙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테르모르스에 이어 에스터 레데츠카(23ㆍ체코)가 한 대회 두 종목 동시 메달에 도전 중이다. 레데츠카는 지난 17일 스키 여자 슈퍼대회전에 깜짝 우승한 후, 오는 24일 주 종목인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테르모르스는 스피드스케이트와 쇼트트랙을 오가며 연일 혹독한 일정을 소화하는 ‘철의 여인’으로 불린다. 개막 직후인 10일 쇼트트랙 3,000m 계주 예선을, 14일에는 스피드 1,000m를 달려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7일에는 쇼트트랙 1,500m에 출전해 2차례 예선과 결승 레이스까지 간 끝에 5위에 올랐고, 이튿날인 18일에 스피드 500m에서는 6위에 올랐다. 19일에 스피드 팀추월 예선을, 20일에 다시 쇼트트랙으로 돌아와 3,000m를 이어 달렸다.

강릉=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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