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판정 비난 인터뷰 내보내
일부 네티즌 “한국이 매수” 악담도
중국의 여론이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자국 대표팀의 실격 판정에 들끓고 있다. 심판 판정에 대한 비난은 물론 애꿎게 한국을 탓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21일 일제히 중국 계주팀의 실격 소식을 메인 뉴스로 보도하면서 실격 판정에 날을 세웠다. CCTV는 매 시간 주요 뉴스의 하나로 다루면서, 리옌(李琰) 감독이 판정 결과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 자국 출신 국제심판이 “여러 규정 위반 중 어떤 항목은 중시하고 어떤 항목은 경시했다”며 실격 판정을 비난한 인터뷰 등을 내보냈다. 환구시보도 “한국 선수가 넘어지며 캐나다 선수의 진로를 방해한 행위는 실격 판정을 받지 않았다”면서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34차례의 실격 판정이 나왔는데 중국팀에게만 유독 엄격한 잣대가 적용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두(百度)와 왕이망(網易網)ㆍ시나닷컴(新浪網) 등 중국의 주요 포털 사이트와 웨이보(微博)ㆍ웨이신(微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네티즌들이 관련 뉴스를 퍼 나르며 비난 댓글을 쏟아냈다. 웨이보를 통한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동영상의 조회 수는 2,000만회를 넘어섰고 편파 판정 의혹을 제기하며 분노를 표출하는 댓글이 5만건 넘게 달렸다. 한 누리꾼은 “영상을 볼수록 화가 난다”면서 “마음이 상했을 대표팀 선수들을 생각하니 더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다른 누리꾼은 “고생하며 4년을 준비한 선수들이 흘렸을 땀방울을 생각하면 눈물을 멈출 수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특히 이들 댓글 중에는 한국을 겨냥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국팀이 개최국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거나 “한국팀에게만 심판 판정이 너그러웠다”는 정도는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일부 네티즌은 “한국팀과 중국팀의 정당한 몸싸움에 중국팀만 페널티를 받는 걸 보니 한국 정부가 심판들을 매수한 게 틀림없다”, “4년 뒤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에서 한국팀은 들것에 실려나가게 될 것” 등 근거 없는 비난과 악담을 쏟아냈다. 심지어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논란을 거론하며 “아직 한국이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는 댓글을 단 경우도 있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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