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카드 해외 사용액이 전년보다 20% 가까이 늘어, 최근 7년 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이 국내에서 카드로 쓴 금액은 거꾸로 20%나 줄어 역대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전체 관광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이유다.
21일 한국은행의 ‘2017년 카드 해외사용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신용ㆍ체크ㆍ직불카드로 해외에서 사용한 금액은 171억1,000만달러(18조4,020억원)로, 전년(143억달러)보다 19.7% 증가했다. 2010년(35.2%) 이후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지난해 5월과 10월 장기연휴 등으로 출국자 수가 전년 2,238만명에서 2,650만명으로 412만명(18.4%)가량 늘어난 영향이 컸다. 카드별 사용액은 신용카드가 21.4%, 체크카드가 19.5% 늘어났고, 직불카드는 23.8% 감소했다.
외국인의 카드 국내 사용금액은 85억2,100만달러(9조1,610억원)로, 전년(100억4,800만달러)보다 20.4% 감소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유행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던 2015년(-13.2%)을 능가하는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정선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차장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 내 한국관광 상품 판매가 중단된 것이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은 1,333만명으로 전년 대비 22.7% 감소했는데, 이중 중국인 관광객(417만명)의 감소율이 48.3%로 두 배 이상이었다. 전체 관광객 중 중국인 비중 역시 2016년 46.8%에서 지난해 31.3%로 줄었다.
다만 재작년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감소(전분기 대비)했던 외국인 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3분기 11.7% 늘고 4분기엔 제자리걸음하며 하락세를 벗어나는 모양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는 이날 지난해 관광수입이 133억2,370만달러(14조3,500억원)로 전년보다 22.5% 감소한 반면 관광지출은 270억7,290만달러(29조1,520억원)로 14.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관광수지 적자는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137억4,92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관광수지는 2001년 이래 17년째 적자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