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보다는 응원의 힘이 컸다. 한국 쇼트트랙이 안방에서 열린 올림픽에서도 세계 최강의 지위를 재확인하며 거침 없는 메달 사냥을 하고 있다.
20일 현재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한 쇼트트랙은 22일 열리는 나머지 세 종목에서도 모두 정상을 노크한다. 쇼트트랙에 걸려 있는 전체 8개의 금메달 중 6개를 획득한다면 2006년 토리노 대회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다. 한국은 토리노에서 쇼트트랙에서만 총 10개의 메달(금6ㆍ은3ㆍ동1)을 쓸어 담았다. 당시 안현수와 진선유는 동반 3관왕에 오르며 금메달 6개를 합작했다. 이는 대표팀의 역대 최대 성적이었고, 전체 10개 메달 역시 쇼트트랙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이후 최다였다.
토리노 영광 재현의 선두엔 대표팀의 에이스 최민정(20ㆍ성남시청)이 서있다. 최민정은 500m에서 실격의 아픔을 겪은 이후 1,500m와 여자 3,000m 계주에서 막강한 기량을 뽐내며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남자 1,500m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임효준(22ㆍ한국체대)도 22일 열리는 500m와 5,000m 계주에서 모두 금메달을 딸 경우 12년 만에 3관왕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임효준은 500m 예선을 마치고 "500m는 좀 내려놓고 편한 마음으로 임하고 싶다. 결승에 간다면 메달을 노려보고 싶다"며 다관왕 포부를 밝혔다.
여자 대표팀은 또 12년 만에 금메달 3개에 도전한다. 이미 2개를 딴 여자 대표팀은 22일 열리는 1,000m에서 최민정과 심석희(21ㆍ한국체대), 김아랑(23ㆍ고양시청) 중 금메달을 보태면 목표를 달성한다. 여자 쇼트트랙은 금메달을 하나도 가져가지 못했던 2010년 밴쿠버 대회를 제외하고는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2014년 소치까지 매번 2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000m 예선에서 최민정과 심석희, 김아랑이 모두 조 1위로 가볍게 준준결승에 진출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쇼트트랙은 하계올림픽의 양궁에 비견되는 한국 올림픽의 절대 효자 종목이다. 20일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로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통산 24개째 금메달을 수확해 양궁(23개)을 넘어섰다. 양궁 여자 단체전이 리우올림픽에서 8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것처럼 여자 계주는 6번째 금메달로 24년간 정상을 지켰다. 쇼트트랙의 성패가 좌우하는 한국의 종합 성적 목표도 22일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강릉=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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