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진딧물, 물벼룩과 몇몇 어류 등은 짝짓기를 하지 않고도 번식이 가능합니다. 그들의 번식 방법을 ‘단위생식’이라고 하는데요. 수정을 하지 않고 암컷만으로 개체 증식을 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그런데 단위생식을 넘어 완전한 ‘자기 복제’를 하는 가재가 있다고 합니다.
지난 5일 과학전문지 네이처에는 마블가재(대리석가재)의 DNA 지도를 최초로 완전 해독한 ‘마블가재의 복제 유전자 진화와 급속하고 침략적인 번식’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실렸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마블가재는 어미와 자식의 유전자가 100% 동일한 ‘완전 복제’로 번식합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암 연구센터 분자생물학 연구팀이 세계 11곳에서 마블가재를 수집해 DNA 구조를 비교한 결과, 모든 개체의 DNA가 완벽히 일치했다고 해요.
사실상 최초로 발견된 ‘자연 복제 동물’인 셈인데, 그 번식 속도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생태계 교란 등의 환경파괴가 우려된다고 합니다. 유럽연합과 미국 일부 주에서는 마블가재의 판매를 금지했고, 우리나라에서도 2015년 ‘위해우려종’으로 지정해 반입을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번식력이 좋아 지금도 인터넷을 통해 마블가재를 쉽게 구입할 수 있는데요.
마블가재를 연구해온 젠 포크스 텍사스리오그란데밸리대 교수는 “마블가재 한 마리만 있으면 새로운 번식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 “우리는 복제 군단에 침략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마블 가재는 마다가스카르 등지에서는 식용으로 이용한다고 하는데요.
‘자기 복제’로 영원한 삶을 사는 마블가재, 생태계 보호를 위해 무분별한 사육은 멈추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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