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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를] 향수, 어디까지 아시나요?

입력
2018.02.21 04: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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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Perfume)라는 영어 단어는 ‘연기를 통하여’란 뜻의 라틴어 ‘페르 푸뭄(Per fumum)’에 뿌리를 두고 있다. 꽃이나 나뭇잎 등을 태워 향을 낸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현재와 같은 알코올 향수는 1370년 헝가리 수도사들이 왕비에게 바친 ‘헝가리 워터’를 시작으로, 급속히 발전해 19세기부터 대중화됐다.

향수의 향은 조합된 향료들이 휘발되는 시간에 따라 탑 노트(Top Note)와 미들 노트(Middle Note), 라스트 노트(Last Note)로 구분된다. 노트란 말은 음계를 가리키는 음악 용어로, 향수에선 향조라고 표현한다.

향수를 뿌린 직후부터 15분가량 나는 향을 가리키는 탑 노트는 가볍고 신선한 향료들로 이뤄져 있다. 미들 노트는 향수를 뿌린 뒤 30~60분 정도 시간이 지난 뒤 남는 향이다. 향수의 주된 향으로, 향수의 심장(Heart)과 같다고 해 하트 노트(Heart Note)라고도 일컫는다. 잔향으로 불리는 라스트 노트는 향수를 뿌리고 3시간 이상 지난 뒤 나는 향을 일컫는다. 휘발성이 가장 낮은 향료로 이뤄져 있다. 베이스 노트(Base Note)로도 불린다. 체취와 어우러지기 때문에 같은 향수를 쓰더라도 사람마다 각기 다른 향이 난다. 고급 향수일수록 라스트 노트가 깊이 있고 지속력이 좋다.

향수는 부향률(알코올 대비 향수 원액 비율)에 따라 다섯 가지로 분류하기도 한다. 가장 진한 게 퍼퓸이고, 이어 오 드 퍼퓸, 오 드 뚜왈렛, 오데 코롱, 샤워 코롱 순이다. 퍼퓸은 향이 가장 오래가는 향수로 부향률(15~30%)이 가장 높다. 주로 깊은 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선호한다. 지속시간은 6~7시간이다. 오 드 퍼퓸은 부향률(9~12%)이 퍼퓸보다 낮아 지속시간은 퍼퓸보다 다소 짧은 5~6시간이다.

산뜻한 느낌을 주는 오 드 뚜왈렛 계열 향수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향수다. 부향률은 6~8%, 지속시간은 3~5시간이다. 향수를 처음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향수는 오데코롱이다. 주로 과일류의 가벼운 향이 많다. 부향률은 3~5%, 지속시간은 1~2시간이다. 가장 가벼운 향들로 구성된 샤워코롱은 부향률이 1~3%로 제일 낮다. 향기가 지속되는 시간 역시 1시간 안팎으로 가장 짧다.

향수의 향을 오래 유지하고 싶으면 향이 없는 로션을 피부에 바른 뒤 향수를 뿌리는 게 좋다. 피부가 건조하면 향이 쉽게 날라 가기 때문이다. 오데 코롱처럼 향의 지속성이 짧은 향수는 손목과 목 등에, 퍼퓸처럼 진한 향수는 하반신에 뿌려 향이 은은하게 퍼지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만큼 한 번에 두 가지 이상의 향수를 함께 쓰는 것은 금물이다.

그렇다고 한 가지 향수만 고집하는 것도 곤란하다. 한 가지 향만 계속 사용할 경우 점점 더 진한 향을 찾게 된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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