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파워’ 공동 1위… 北은 87위
한국이 전세계 199개 국가 중 ‘여권(旅券)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무비자 혹은 현지 도착 후 받는 방식으로 입국할 수 있는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많다는 뜻이다. 반면 북한 여권은 쉽게 방문할 수 있는 나라가 한국의 5분의1 수준인 41개국으로 공동 87위에 머물렀다.
20일 캐나다의 금융자문사 ‘아톤 캐피털’에 따르면 전세계 199개국을 대상으로 그 나라 여권만 가지고 무비자 혹은 도착 비자로 방문할 수 있는 국가 수를 집계한 결과, 한국이 싱가포르와 함께 1위(162개국)로 평가됐다. 한국ㆍ싱가포르 다음으로는 독일과 일본이 공동 2위(161개국)에 올랐고, 미국은 캐나다 등과 함께 6위(158개국)에 기록됐다.
반면 핵ㆍ미사일 관련 국제사회 제재가 강화되면서 북한은 87위(41개국)를 기록했다. 이 평가에서는 공동 순위가 많아 최하위가 96위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세계 최하위권인 셈이다. 북한은 팔레스타인, 남수단, 에티오피아와 함께 41개국만 무비자 또는 도착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의 여권 영향력은 게다가 하락 추세다. 2015년에는 사전에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거나 현지에 도착해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나라가 44개국이었으나, 이번에는 41개국으로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와 에콰도르가 비자면제 대상국에서 제외해 북한 사람이 비자 없이 여권만으로 입국할 수 있는 나라가 9개국으로 줄었다.
또 현지에 도착해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나라도 29개국에 불과했는데, 2016년 싱가포르와 몽골이 북한을 비자면제 대상국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조사대상 199개 국가 중에서 북한보다 순위가 낮은 나라는 내전이 계속되는 시리아와 이라크, 예멘 등 14개국에 불과했다. 최하위 96위는 아프가니스탄이었다.
한편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북한은 조사 대상국이 외국인을 얼마나 쉽게 받아들이는지를 조사한 ‘환영지수’에서는 세계 최하위인 102위를 기록,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라는 점도 드러냈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스위스 등 3개국 국적자를 비자 없이 받아들였던 북한은 지난해 이를 모두 폐지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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