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간 200명 숨져… ‘알레포 비극’ 재연되나
시리아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반군 지역 동(東)구타를 공습해 사흘 만에 민간인 200여명이 숨졌다. 정부군은 터키의 공격을 받고 있는 북서부 아프린 지역에도 입성해 터키의 맹공으로 이어지면서 이슬람국가(IS) 패퇴 후 시리아 내전의 갈등 관계가 더욱 꼬이고 있다.
AP 통신 등 외신은 20일(현지시간) 시민단체 시리아인권감시단(SOHR)을 인용해 동구타에서 시리아군의 무차별 공습과 포격으로 18일 밤부터 민간인 19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19일 하루에만 어린이 39명을 포함해 127명이 무자비한 폭격에 숨졌다.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래 이날 피해는 동구타에서 발생한 가장 큰 인명 피해로 기록됐다.
민간인 40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동구타는 다마스쿠스의 유일한 반군 점령지로 현재 시리아 정부군에 완전히 포위된 상태다. 주민들은 장기간 포위로 의약품과 식량 등 물자부족을 겪고 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지역조정관 파노스 뭄치스는 “동구타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괴롭힘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엔의 시리아 특사 스테판 데 미스투라는 제네바에서 “동구타가 제2 알레포가 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친정부 성향의 시리아 민병대는 시리아 북부 아프린으로 진입을 시작해 이 지역 갈등과 긴장 상황이 더 꼬이고 있다. 시리아 국영TV 등 현지 언론은 친정부 성향의 시리아 민병대가 쿠르드족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 아프린으로 진입을 시작한 직후 터키군이 아프린에 포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국영TV는 터키군이 가한 포격이 떨어지는 아프간의 모습을 방영하며 취재진 등 사람들이 대피하는 모습도 보여 줬다. 이와 관련해 터키 국영 아나돌루 통신은 시리아 민병대가 터키군 포격에 곧바로 퇴각했다고 보도했다.
포격 시작 직전 목격된 민병대 차량은 약 20대로 중화기를 실은 채 아프린으로 진입했다. 차량에 탑승한 민병대원들은 시리아 국기를 흔들고 친정부 구호를 외쳤다. 시리아 민병대의 아프린 진입은 시리아 정부와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 간 합의에 따른 것이다. 터키는 시리아군이 YPG를 지원하면 재앙이 되고 누구든 터키군과 싸워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터키는 YPG를 쿠르드 분리주의자들과 연계된 테러 단체로 간주하고 있다. 터키는 지난달 20일 아프린에 대규모 공세를 시작한 이후 매일 포격과 공습을 가하고 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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