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주총서 사업목적 추가 계획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유통 사업
불황에 화장품 등 새 영역 진출
패션업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생산한 비디비치 오버나이트 마스크 제품.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패션업계가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로 새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패션과 연관이 있는 화장품은 물론, 주방용품과 가구처럼 아예 전혀 다른 업종으로까지 보폭을 넓히는 업체도 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F는 다음달 23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화장품과 주방용품, 가구 제조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기로 했다. 계열사가 아닌 LF 스스로 패션 외 다른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것은 처음이다. LF 관계자는 “그간 LF푸드와 동아TV 등 계열사를 통해 신사업을 벌여 왔지만 앞으로는 화장품, 가구 제조 등 스스로 신사업을 개척해 패션기업에서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의 패션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업계 사업다각화의 선두주자다. 이 회사는 2012년 색조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지 5년 만인 지난해 화장품 사업에서 첫 흑자(57억원)를 기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밖에 가구, 침구 등을 판매하는 리빙 브랜드 ‘자주’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ODM(제조자 개발 생산) 방식으로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 납품하는 물량도 늘려가고 있다”며 “신제품 개발로 2020년까지 화장품 매출을 2,000억원으로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옛 제일모직)은 SPA(제조ㆍ유통 일괄형 패션) 브랜드인 ‘에잇세컨즈’를 통해 옷 제조에서 유통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2012년 시작한 SPA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러 브랜드 가운데 유일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에잇세컨즈의 올해 매출은 약 1,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제조와 유통을 함께 하다 보니 유행에 민감한 제품을 시장에 발 빠르게 내놓을 수 있어 소비자 호응도가 높다”며 “현재 43개인 국내 에잇세컨즈 매장을 올해 10개 정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패션업체들의 이런 노력은 장기적인 내수 부진으로 주력인 패션산업 성장 동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섬유연합회는 지난해 패션시장 규모(약 43조원)가 전년 대비 0.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패션업체들의 순수 패션사업 부문 실적도 수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 위축이 만성화되면서 이제 옷만 팔아 생존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패션업체들이 활발히 사업다각화에 나서면서 유통과 리빙, 패션 업계 구분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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