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맞서
오세훈 거론하며 본격 점화
안희정 불출마 충남지사엔
이완구 카드로 맞불 여론 형성
대전시장 출마 공식화
박성효 전 시장은 표밭 다지기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전직 도백(道伯) 영입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텃밭인 대구ㆍ경북(TK)을 제외하곤 필승카드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경쟁력과 검증을 마친 이들이 나선다면 일합을 겨뤄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당의 움직임은 홍준표 대표가 최근 바른정당을 탈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영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본격 점화됐다. 홍 대표의 핵심 측근은 20일 “더불어민주당에서 박원순 시장 공천이 유력하다는 가정 하에 오 전 시장을 내세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얘기”라며 “하지만 민주당 후보가 최종 결정될 때까지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에 맞설 한국당 후보 가운데 오 전 시장이 비교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충청권에서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이미 민주당 내에서도 치열한 각축장이 되고 있는 충남에 민선 4기 충남지사 출신 이완구 전 국무총리 카드로 맞불을 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충청권의 한국당 재선 의원은 “이 전 총리 본인이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무죄 판결 이후 명예회복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장에는 이미 민선 4기 시장 출신 박성효 전 시장이 출마를 공식화하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복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으나 본인은 출마 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드보이들의 귀환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한국당의 인재영입 상황과 무관치 않다. 홍 대표는 지난 연말부터 인재 영입에 나섰으나, 서울시장과 충북지사 후보로 거론된 홍정욱 전 의원과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을 비롯해 부산ㆍ경남(PK) 광역단체장 영입 리스트에 올랐던 장제국 동서대 총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출마를 고사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급기야 당 내부 균열 조짐으로 번지고 있다. 홍 대표 측근인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나오고 있는 여론조사에 의하면 부산시장 선거가 풍전등화”라며 “그런데 한국당 공천으로 가장 좋은 시절 편안하게 3, 4선씩 하신 중진들이 뒷짐만 지고 있는 거 같아 열불이 난다”고 성토했다. 부산시장 후보로 나선 서병수 현 시장과 박민식ㆍ이종혁 전 의원의 경쟁력이 민주당에 비해 밀린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이들이 지방선거보다 재보선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오 전 시장이나 이 전 총리가 정치 복귀를 생각한다면 지방선거보다 오히려 이들의 연고 지역인 서울(노원병 또는 송파을)과 충남(천안갑)에 예정된 재보선 출마를 염두에 두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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