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세계 최강자인 테사 버추(29)와 스콧 모이어(31)가 마지막으로 출전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자신들의 3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전설을 완성했다.
버추ㆍ모이어조는 2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아이스댄스 결선(프리댄스)에서 시즌 최고점인 122.40점을 획득, 전날 쇼트댄스 점수(83.67점)를 합해 총 206.07점으로 우승했다. 쇼트와 합계점수는 세계 신기록이다. 버추ㆍ모이어조는 지난 12일 평창올림픽 팀 이벤트(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두 사람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2014년 소치올림픽 단체전ㆍ개인전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금메달 2개까지 모두 5개의 올림픽 메달을 획득, 피겨 선수 사상 최다 올림픽 메달 기록도 세웠다. 이전 기록은 예브게니 플루셴코(러시아)와 일리스 그라프스트룀(스웨덴)가 남자 피겨에서 기록한 4개다. AP 통신은 우승 직후 “이제 이들을 역사상 최고의 아이스 댄서라고 불러도 된다”고 평가했다.
버추가 8세, 모이어가 10세였던 1997년 아이스링크에서 만나 파트너가 돼 21년간 호흡을 맞춰온 이들은 이날 영화 ‘무랑루즈’ 배경음악에 맞춰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버추는 유연하면서도 절도 있는 동작으로 모이어의 품에 안기거나 몸을 휘감았고, 모이어는 버추의 큰 동작을 흔들림 없이 받아내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특히 나란히 서서 똑같이 회전하는 싱크로나이즈드 트위즐을 연기할 때 두 사람의 동작은 한치 오차도 없었다.
아이스댄스 최강자로 캐나다의 국민영웅인 이들은 2연패를 노리던 소치올림픽에서 은메달 2개로 주춤하면서 선수 생활을 중단했지만, 평창올림픽을 마지막 무대로 삼겠다며 2016년 복귀했다. 이들의 공백 기간에 등장한 신흥강자 가브리엘라 파파다키스ㆍ기욤 시즈롱(프랑스)조는 이날 프리댄스에서 1위(123.35점)를 차지하며 역전을 노렸으나 버추ㆍ모이어조에 총점에서 뒤져 은메달에 만족했다.
강릉=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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