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 따른 로열티 지출ㆍ사드 여파로 전체 적자폭은 증가
국내 대기업의 지식재산권 수출이 지난해 처음으로 수입을 넘어섰다. 다만 외국계 기업의 본국 송금이 늘고 사드 배치 여파에 따른 대(對)중국 한류 수출 감소 여파로 전체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다소 악화됐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중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지식재산권 수출액은 120억7,000만달러, 수입액은 140억6,000만달러로 19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식재산권은 산업재산권(특허ㆍ실용신안권, 디자인권, 상표ㆍ프랜차이즈권), 저작권(문화예술저작권, 연구개발·소프트위어저작권), 기타 지식재산권으로 나눠 외국과의 거래액을 산출한다. 지식재산권 적자폭이 전년(16억6,000만달러)보다 3억3,000만달러(19.9%) 커지면서 2013년 이래 3년 간 지속된 수지 개선(적자폭 축소) 흐름에도 제동이 걸렸다.
유형별로 보면 상표권과 음악ㆍ영상저작권의 적자폭이 각각 전년 대비 4억4,000만달러, 3억달러 커졌다. 상표권은 글로벌 정보통신(IT)기업의 국내 법인이 본사에 보낸 사용료 증가가 수지 악화 요인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IT기업의 수출 호황에 따라, 국내 기업에 원천기술을 제공하는 글로벌 IT기업의 상표권 수입도 동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음악·영상저작권(광고제작비 포함)의 경우, 국내 대기업은 수출 호조에 따라 해외 광고제작비를 늘리고 중소ㆍ중견기업은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ㆍ한류 콘텐츠 유통 금지)에 따라 문화콘텐츠 수출이 감소하는 이중의 적자 요인이 작용했다.
기업별로 보면 대기업이 2,000만달러의 지식재산권 거래 흑자를 봤다.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첫 흑자로, 전기전자 제조업을 중심으로 베트남, 미국 등에서 특허ㆍ실용신안권 수지가 개선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하면서 2013년 7,000만달러에 불과하던 흑자폭이 지난해 24억달러로 급증하고 있다.
최정태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2016년 수지 개선의 특이요인(한미약품의 신약 기술 수출)을 감안한다면 지식재산권 수지 개선의 흐름이 지난해에도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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