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세계 각지에서 등산 마니아들이 몰리는 세계문화유산인 후지산(3,776m)의 등산객수를 억제하기로 했다. 후지산 인접 지역인 시즈오카(静岡)현과 야마나시(山梨)현 당국은 최근 도쿄에서 만나 후지산의 하루 등산객수를 현재보다 12%~24% 감축하고, 등산객들에게 익숙한 4곳의 입산 통로 중 요시다구치(吉田口)를 4,000명, 후지미야구치(富士宮口)를 2,000명선으로 관리키로 의견을 모았다. 해돋이 등산객이 집중되는 후지산 정상 부근이 너무 혼잡하다는 유네스코 지적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19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야마나시ㆍ시즈오카현 등으로 구성된 ‘후지산 세계문화유산협의회’의 학술위원회는 최근 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오는 11월말까지 유네스코에 관련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지난해 7~9월 입산허용 기간 하루 등산객 최다 인파는 요시다구치가 4,544명, 후지미야구치가 2,656명이다. 두 현측은 적정 규모 이상이 몰리는 날을 3일(요시다구치)과 2일(후지미야구치)간으로 각각 관리키로 목표를 설정했다.
후지산 입산자수는 2005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32만명에 달한 2010년을 정점으로, 한때 23만명으로 감소했지만 다시 상승해 작년엔 28만명에 다다랐다. 두 현측이 해돋이 전후의 등산객수를 조사한 작년 8월5일 새벽엔 3시간동안 1,600여명이 정상 부근에 몰려 통로가 정체되는 현상이 빚어졌다.
유네스코는 2013년 일본인의 중요한 신앙대상이며, 해외에도 영향을 준 우키요에(일본 전통 풍속화) 등 예술문화의 원천이 됐다는 이유로 후지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승인했다. 그러면서 등산객수 억제 대책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인접 현에서는 일단 인터넷으로 예상 혼잡날짜를 알리고 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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