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주민·상인 호소에 외관 개선 추진
검게 탄 외벽 드라이비트 도색
꼭대기 무단증축 부분은 철거
“건물 매입은 검토 안 해”
충북 제천시는 지난해 12월 화재 참사 이후 흉물로 방치돼있는 하소동 스포츠센터 건물의 외관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69명의 사상자를 낸 화재 건물이 주민들의 정서와 지역 상권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시 예산을 투입해 흉물스런 외관을 정비하기로 했다.
애초 시는 건물 전체를 가림막으로 두르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9층에 달하는 고층 건물에 가림막을 했다가 강풍이 불 경우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우선 외벽을 보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는 검게 타거나 그을린 드라이비트 외벽을 모두 제거한 뒤 도색을 하고 유리창이 깨진 부분은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섬유강화플라스틱(FRP)재질로 막을 참이다.
또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무단 증축된 것으로 밝혀진 8,9층 일부 시설은 안전을 위해 철거하는 한편 가장 심하게 탄 1층 필로티에는 펜스를 설치키로 했다.
제천시 관계자는 “건물 외관 정비와 관련해 건물주로부터 동의를 얻었다”며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외관 개선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의 이 같은 조치는 지역 상인들과 주민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화재 건물이 외벽 전체가 검게 그을리고 유리창이 처참하게 깨진 흉물스런 모습으로 방치되자 주변 상인 울상을 짓고 있다. 주민들은 “화재의 악몽과 흉측한 외관 때문에 하소동 근처를 가는 것이 무섭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해왔다.
주민자치위원회, 시민 대표 등으로 구성된 제천시민협의회는 시가 공적 자금을 투입해 건물을 사들여 철거한 뒤 공공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제천시는 도심 한복판에 방치된 화재 건물을 정비하는 데는 동의하지만 매입하는 안에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제천의 신흥 상권으로 떠오른 하소동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7월 이모(53)씨가 이 건물을 경매로 인수한 뒤 리모델링을 거쳐 10월 목욕탕과 헬스장 영업을 재개했다. 이씨는 업무상과실치사상, 소방법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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