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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에서 더 볼 시간 있을 것”…‘은퇴‘ 질문에 여운 남긴 이상화

입력
2018.02.18 23: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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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가 18일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2위를 기록한 뒤 활짝 웃으며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강릉=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이상화가 18일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2위를 기록한 뒤 활짝 웃으며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강릉=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세기의 대결’을 펼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온 이상화(29)는 담담한 표정이었다.

간간이 미소도 짓는 그는 지금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뭐냐는 질문에 “수고했다. 너무 고맙다”라고 답했다. 초반 빠른 페이스를 이어가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값진 경기였지만 이미 끝났다. 후회는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 직후 흘린 눈물은 ‘후련함’의 의미였다. 이상화는 “금메달을 못 따 슬퍼서가 아니라 ‘이제 끝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작년에 부상으로 너무 힘들었다. 기록이 나오지 않아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올림픽을 앞두고도 3연패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할 수 있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하며 이겨냈다”고 덧붙였다.

경기 뒤 이상화는 고다이라 나오(32)와 서로를 격려하며 담소를 나눴다. 고다이라는 이상화에게 “너를 여전히 존경한다”고 말했고, 서투른 한국말로 “잘했어”라며 칭찬도 했다.

이상화도 이제야 고다이라를 진정한 라이벌로 여기는 듯하다. 이상화는 그 동안 고다이라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는 대신 늘 ‘그 선수’ ‘그 친구’라 불렀다. 하지만 이날 믹스트존에서 이상화는 “나오”라고 다정하게 이름을 불렀다. 이상화는 “고다이라에게 ‘1,500m와 1,000m를 타고 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네가 자랑스럽다’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이상화는 이번 올림픽이 자신의 은퇴 무대가 될 거라고 여러 차례 말해왔다. “베이징(2022년 동계올림픽)까지 갑니까”라는 질문에 그는 “몰라요“라고 살짝 말을 아꼈다.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같은 질문이 나오자 이상화는 ”섣불리 은퇴라고는 말 못하고 경기장에서 더 볼 시간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강릉=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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