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스켈레톤 ‘신성’에서 ‘황제’에 등극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윤성빈(24ㆍ강원도청)이 장안의 화제다.
윤성빈은 지난 16일 한국 썰매 종목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종합 3분20초55)을 차지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스켈레톤에 입문한 지 6년 만에 가파르게 성장한 윤성빈은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에서 단 번에 정상에 우뚝 섰다. 처음 출전한 2014 소치올림픽에서는 16위에 그쳤다.
세계가 주목한 건 그의 실력뿐만이 아니었다. 경기에 쓰고 등장한 ‘아이언맨 헬멧’도 이목을 끌었다. 윤성빈은 이번 올림픽 총 4차례 주행에서 4번 모두 이 헬멧을 쓰고 질주했다. 그 중 3차례(1ㆍ2ㆍ4차 주행)나 트랙 신기록을 작성한 윤성빈의 모습은 실제 금속의 만능 수트를 입은 아이언맨이 불꽃을 뿜으며 날아다니는 장면을 연상시켰다. 그렇게 윤성빈은 ‘진짜’ 아이언맨이 된 듯했다. 경기 후 그는 “썰매를 타고 내려가는 모습이 꼭 아이언맨이 하늘을 날아가는 모습과 비슷해서 마음에 든다”고 설명했다. 윤성빈은 어릴 적 영화를 보고 아이언맨에 매료돼 피규어(모형 인형)를 사 모을 정도였다.
사진=디즈니 공식 트위터 캡처
‘아이언맨’ 윤성빈은 세계인들의 응원을 받았다. 아이언맨 제작사인 마블은 윤성빈의 1ㆍ2차 주행이 있던 15일 한국 공식 페이스북에 “연휴 첫날, 눈길 확 가는 실시간 평창. 자비스, 아니 윤성빈 선수. 응원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윤성빈이 아이언맨 헬멧을 쓰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자비스는 영화 속에서 아이언맨을 돕는 인공지능(AI) 비서의 이름이다.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를 제작한 존 파브로 감독도 “얼음 위의 아이언맨! #올림픽”이란 글귀와 주행 중인 윤성빈의 사진을 올렸다. 미국 애니메이션 제작사 디즈니도 “스켈레톤 선수 윤성빈이 아이언맨을 입었다”며 그가 아이언맨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조명한 디즈니 뉴스 기사의 링크를 게재했다. 미국 로이터 통신은 어린 시절 윤성빈의 친구인 김준호씨가 ‘(윤)성빈이는 어렸을 때부터 아이언맨을 좋아했고 롤모델로 삼았다“고 한 말을 인용했다.
윤성빈/사진=OSEN.
윤성빈이 아이언맨 헬멧을 쓰기 시작한 건 지난 2014년부터다. 당시에는 독일제 아이언맨 헬멧을 섰다. 그러나 “독일 제품이 내 머리에는 너무 크다”며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헬멧 제작 전문업체인 홍진HJC가 제작한 헬멧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작지도 크지도 않고 머리에 딱 맞는 헬멧이 좋다. 그래야 스타트할 때 좋은 기량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국내산 헬멧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영화 속 아이언맨이 맞춤형 수트를 입자 활개를 치며 적을 무찌르듯, 윤성빈은 딱 맞는 헬멧을 쓰자 출전하는 대회마다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 11월 국제봅슬레이ㆍ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1차 대회에서 2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17-2018시즌 스켈레톤 월드컵 대회에서 총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윤성빈은 금메달을 확정 지은 뒤 “아이어맨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지난 6년 동안 세계 정상에 오르겠다는 꿈을 향해 구슬땀을 흘렸던 그의 노력이 아이언맨 헬멧에 깃들어 있다.
윤성빈/사진=OSEN.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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