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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명절 시대, 빅 데이터까지 반영된 내비 덕에 국도 이용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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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명절 시대, 빅 데이터까지 반영된 내비 덕에 국도 이용 증가

입력
2018.02.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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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인 16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궁내동 서울톨게이트에서 바라본 고속도로. 늘어나는 귀경차량과 늦은 귀성 차량으로 양방향 모두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설날인 16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궁내동 서울톨게이트에서 바라본 고속도로. 늘어나는 귀경차량과 늦은 귀성 차량으로 양방향 모두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후 3시. 서울 방향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예상 진행경로에 빨간 표시가 처음으로 떴다. 전방 4㎞ 앞 문경새재 부근부터 영동고속도로 진입 구간까지 10㎞ 이상 정체가 심하다는 알림이다. 이후 경로를 드래그 해 보니 동서울 톨게이트까지 거의 모든 고속도로가 주황색(지체)이거나 붉은 색이다. 최대한 정체를 피하기 위해 차례 후 음복도 간단히 하고 졸려 하는 아이를 억지로 태우고 부랴부랴 귀경길에 나섰던, 나름의 원대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다.

이 때 갑자기 내비게이션에 ‘실시간 경로를 재검색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이후 내비게이션은 정체구간 직전에 있는 문경새재 인터체인지(IC)로 진입하라고 안내한다. 도시 간 자동차전용도로와 국도와 지방도를 병행해 정체 고속도로를 피하라는 취지다. “초행길인 문경시 내로 들어갔다가 더 헤매는 것은 아닐까” 걱정을 하면서도, 도착 시간이 40분 이상 줄어든다는 강력한 유혹을 떨치지 못했다. 차선을 바꾸고 문경새재IC로 진입하는 순간, 앞 뒤로 차량 5~6대가 비슷하게 동선을 같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 차량은 모두 똑같은 국도를 달려 강력한 정체구간을 모두 우회한 뒤 감곡IC로 비슷한 시간에 진입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설 연휴 기간 국도를 이용하는 차량이 늘고 있다. 과거 내비게이션들이 이미 입력된 정보에 단순하게 고속도로 교통량 정도만 반영해 경로를 안내한 것과 달리, 이동통신사 3사 및 IT업체들이 최근 몇 년 간 제공 중인 스마트폰 내비게이션들은 빅 데이터 분석과 과거 연휴기간 교통량 통계, 실시간 트래픽 모니터링 결과 등을 반영해 국도를 포함한 다양한 이동 경로를 안내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가입자는 ‘T맵’, KT와 LG유플러스 가입자는 ‘원내비’를 이용할 수 있는데, 이들 내비게이션은 모두 최적길 검색 서비스를 통해 국도로 우회하는 길을 제시한다. 카카오톡으로 접근성이 높은 ‘카카오 내비’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부도 교통량 분산을 위해 국도 우회정보 제공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고속도로 및 국도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폰용 무료 앱(고속도로 교통정보ㆍ통합교통정보)과 국토교통부 누리집(www.molit.go.kr), 국가교통정보센터(www.its.go.kr), 한국도로공사 로드플러스(www.roadplus.co.kr), 종합교통정보안내(1333) 및 고속도로 콜센터(1588-2504)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도로공사는 교통전문가로 구성된 교통예보팀을 운영, 고속도로 주요 구간의 소요시간 예측 등의 정보를 교통방송 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또 도로공사는 스마트폰으로 교통정보를 취득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점을 감안해 로드플러스 인터넷 용량을 1,500MB(시간당 33만 명 동시접속)에서 1,950MB로 증설하여 시간당 42만 명이 동시 접속 가능토록 했다.

IT기술의 발달로 현실화된 국도 경유의 효용성도 일부 입증되고 있다. 17일 도로공사와 민간업체 등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경부고속도로 신갈JC~신탄진IC 구간이 정체될 경우 17번 국도를 우회 이용하면 1시간 가량 운행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해안고속도로 시흥시청~서평택IC 구간이 막히면 39번 국도→82번 국도→77번 국도를 이용하면 마찬가지로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의 경우, 상습 정체 구간인 서창JC~원주IC가 막힐 경우 서울외곽순환도로→42번 국도를 이용하면 1시간 20여분을 절약할 수 있으며, 중부고속도로 하남JC~서청주IC가 막힐 경우 45번 국도→17번 국도를 이용하면 50분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합동 특별교통대책본부 관계자는 “시간대와 정체 수준에 따라 단축 시간의 변동이 있지만, 적절히 국도를 이용하면 고속도로만 주행하는 것보다 빨리 귀경을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스마트 내비게이션이 국도 경유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 최근 몇 년 사이 평상 시에는 교통량이 거의 없는 군 단위 IC가 설 명절만 되면 이용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도로교통공사 상황실 관계자는 “지난 해 추석에 이어 이번 설에도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되면서, 정확한 교통량 비교 통계는 연휴 뒤에나 나올 것”이라면서도 “15~16일 전국 주요고속도로 상황실 모니터 결과, 경부고속도로의 신탄진ICㆍ영동고속도로의 문막ICㆍ중부고속도로의 대소ICㆍ서해안고속도로의 해미IC 등을 통해 국도를 이용하려는 차량이 증가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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