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왕자’ 하뉴 유즈루(24ㆍ일본)가 66년 만의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2연패를 달성했다.
하뉴는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피겨 남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109.55점에 예술점수(PCS) 96.62점을 합쳐 206.17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로 111.68점을 받아 중간 순위 1위에 올랐던 하뉴는 프리스케이팅에서는 2위를 차지, 총점 317.85점으로 우승했다.
이로써 하뉴는 1948년 생모리츠 대회와 1952년 오슬로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던 딕 버튼(미국)에 이어 무려 66년 만에 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2연패를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일본 피겨의 2인자 우노 쇼마가 306.90점으로 은메달을 차지해 일본이 남자 싱글 금메달과 은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스페인)가 총점 305.24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점프 실수로 82.27점을 받아 17위까지 떨어져 자존심을 상했던 미국의 ‘점프머신’ 네이선 첸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려 6개의 쿼드러플 점프를 뛰는 괴력을 발휘하며 개인 최고점인 215.08점을 얻어 총점 297.35으로 선전했지만 5위로 밀렸다.
이날 하뉴는 첫 점프과제인 쿼드러플 살코(기본점 10.5)부터 수행점수(GOE)를 무려 3점이나 받았다. 곧바로 이어진 쿼드러플 토루프(기본점 10.3)에서도 또다시 GOE를 3점 받는 완벽한 점프를 선보였다. 트리플 플립(기본점 5.3)에서도 GOE를 1.6점 보태며 초반 3연속 점프 구간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4)과 스텝 시퀀스(레벨3)에 이어 고난도의 쿼드러플 살코-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깨끗하게 뛴 하뉴는 쿼드러플 토루프에서 착지 불안으로 회전수를 채우지 못해 가산점도 크게 깎였다. 하뉴는 트리플 악셀-싱글 루프-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루프를 성공한 뒤 트리플 러츠 착지에서 휘청거려 GOE가 1.1점 감점됐지만 대세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플라잉 체인지 풋 싯스핀(레벨4)와 코레오 시퀀스(레벨1)에 이어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4)으로 연기를 마무리한 하뉴는 금메달을 직감한 듯 두 주먹을 움켜지며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승리의 미소를 짓고 링크를 떠났다.
차준환(휘문고)은 쇼트프로그램ㆍ프리스케이팅ㆍ총점까지 개인 최고점 행진을 펼쳐 15위에 올라 한국 남자싱글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쿼드러플(4회전) 점프에서 실수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84.94점에 예술점수(PCS) 81.22점, 감점 1을 합쳐 165.16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최고점(83.43 점)을 따낸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자신의 기존 최고점(160.13점)을 경신했다. 더불어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친 총점 248.59점 역시 자신의 기존 최고점(242.45점)을 6.14점이나 끌어올린 신기록이다.
이를 통해 차준환은 남자 싱글에서 최종 15위를 차지,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때 정성일이 작성한 한국 역대 올림픽 남자싱글 최고 순위(17위)를 24년 만에 뛰어넘었다.
강릉=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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