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정치인의 6ㆍ13지방선거 차출론이 설설 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사상 첫 영남지역 광역단체장 배출을 위한 총력전 태세로 나서면서 김부겸 행정안정부 장관의 대구시장 선거 출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부산시장 출마와 관련해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거취도 주목된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전남지사 후보 대안론에도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다.
김부겸 장관의 대구 시장 후보 출마 여부는 이번 6ㆍ13 지방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군으로 꼽히는 김 장관이 보수의 심장으로 여겨지는 대구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정치권의 판도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태풍의 핵으로 부상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번 지선이 명실상부 전국정당으로 부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기고 있다. 본인의 거듭 불출마 의사에도 김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 등 보수 정당 예비 후보군을 앞서고 있다. 김 장관은 이미 2014년 대구 시장 선거에서 40.3% 득표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민주당은 김대중 정권 이후 지역주의 벽을 허물기 위한 동진정책을 펼쳐왔지만 대구ㆍ경북(TK) 부산ㆍ울산ㆍ경남(PK) 등 영남지역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단 한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한국당은 김 장관 출마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앞서 “서울시장은 내줘도 회복할 기미가 있지만, 대구시장을 내주게 되면 한국당은 문을 닫아야 된다”고 말했다.
김영춘 장관은 민주당의 낙동강 전선 돌파를 책임질 적임자로 꾸준히 이름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근 부산시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 장관 차출론이 거세지고 있다.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범여권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당내 바닥 여론은 오히려 김 장관에 우호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 전 장관 측은 “김 장관이 출마한다면 백의종군 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영록 장관은 최근 전남지사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개호 의원이 전남지사 선거를 준비해 왔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민주당 내 전남지역 유일 현역 의원인 이 의원의 출마를 만류했고 전남 완도 출신인 김 장관이 교체 카드로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에는 이춘석 민주당 사무총장이 김 장관을 직접 비공개로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 차원에서 김 장관의 출마를 권유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