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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날린 잔칫집…입맛만 다신 금메달리스트

입력
2018.02.1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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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악셀 룬드 스빈달(오른쪽)이 15일 강원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활강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같은 노르웨이 출신의 셰틸 얀스루드가 은메달을 차지했다. 평창=AP연합뉴스
노르웨이의 악셀 룬드 스빈달(오른쪽)이 15일 강원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활강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같은 노르웨이 출신의 셰틸 얀스루드가 은메달을 차지했다. 평창=AP연합뉴스

“5만 명은 들어찼어야 했는데…”

활강 일인자 악셀 룬드 스빈달(36ㆍ노르웨이)은 금메달을 따고도 활짝 웃을 수 없었다. 15일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남자 활강에서 1분40초25로 결승선을 통과한 스빈달은 알파인 스키 사상 최고령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등극했지만, 정작 새 역사가 쓰여진 강원 정선 알파인경기장은 그 어느 때 보다 썰렁했다.

경기장은 좌석 3,600석, 입석 2,900석을 합해 총 6,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날 경기의 입장권 판매율은 9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직위는 이날 실제 입장 관중 수를 2,060여명으로 집계했다. 표 구매자의 33%만 경기장을 찾은 셈이다.

시상식 후 열린 기자회견장에서도 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왔다. 한 외신 기자가 ‘적은 관중 앞에서 경기한 느낌이 어떠했는가’라고 묻자 스빈달은 “올림픽 경기 관중석에 사람이 그렇게 적었다는 건 슬프다”고 답했다. 이어 “경기에 영향을 끼치는 여러 요소 중 관중도 있는데, 우리가 뭘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조금 이상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스빈달은 “오늘 레이스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노르웨이 같은 곳에서 했다면 관중 5만 명은 들어찼을 것”이라며 “아쉽긴 하지만 노르웨이에서 쇼트트랙 인기가 높지 않듯 다른 스포츠에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썰렁한 경기장 분위기는 스키 강국 노르웨이 출신인 스빈달에게는 낯선 풍경이었을 것이다. 이날 은메달을 차지한 셰틸 얀스루드(33) 역시 노르웨이 출신이다.

원래 이 경기는 11일에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 초속20m에 이르는 강풍이 불어 닥치면서 경기는 15일로 연기됐다. 때문에 11일에 관람 계획을 잡았던 관객들은 갑자기 발걸음을 돌리게 됐다. 스빈달 역시 이 점을 잘 이해한다며 “바람 때문에 연기된 점, 슈퍼대회전이 다른 곳에서 열리고 있었던 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를 연기한 결정 자체에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평창=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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