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스켈레톤 김지수(24)가 첫날 6위에 오르며 깜짝 선전을 펼쳤다. 그는 “아직 메달권 진입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김지수는 15일 강원 평창군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1ㆍ2차 주행에서 합계 1분41초66을 기록하며 전체 30명 중 6위에 올랐다. 팬들의 시선이 온통 윤성빈(24)에 향해 있는 동안 묵묵히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치며 선전했다.
특히 그는 1차 주행에서 50초80으로 4위에 올라 ‘스켈레톤의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4ㆍ라트비아)마저 제치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용 봅슬레이ㆍ스켈레톤 대표팀 총감독이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윤성빈의 라이벌은 두쿠르스가 아니라 김지수가 될 것”이라고 호언한 것이 현실화한 셈이다.
김지수는 이날 경기를 마친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연습 때 실수했던 커브들이 오늘 잘 돼서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9번 커브가 어제까지만 해도 어려웠는데 오늘은 잘 돼서 괜찮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지수는 이날 주행에서 군더더기 없는 경기를 펼치며 자신의 평소 기록을 훌쩍 넘었다. 그는 “테스트 이벤트 때에는 51초 중 후반이 나왔고 연습 때에는 51초 초반까지 탔는데, 오늘 50초대 후반으로 기록이 잘 나왔다”고 흡족해했다. 그는 이날 1차 50초80에 이어 2차에서도 50초86을 기록했다. 50초대 장벽은 과거 경기는 물론 훈련 때도 한 번도 넘어보지 못한 기록이었다.
다만 김지수는 스타트에서 다소 실수가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주행이나 순위보다는 스타트 기록에서 만족을 못 하겠다”며 “내일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3ㆍ4차 주행 결과에 따라 메달권 진입도 노려볼 수 있는 김지수는 “팬 들이 이름을 불러주고 응원해주셔서 깜짝 놀랐다”며 “응원 덕분에 더 좋은 기록이 나왔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아직 2번이 더 남았기 때문에 끝난 게 아니다. 내일 최선을 다 해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평창=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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